[단독] 미래에셋 '38조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격 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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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이 38조 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투자풀 복수 운용사로 선정되고 실시한 첫 성과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경고'했는데 추가 경고를 받으면 주간 운용사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전에 복수 운용사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도 2017년 경고 조치를 받으면서 재선정에 실패한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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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 펀드 손실 확대 뼈아파
기재부 경고 조치로 입지 타격
경고 누적땐 운용사 자격 박탈
조직 개편 등 쇄신작업 잰걸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8조 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투자풀 복수 운용사로 선정되고 실시한 첫 성과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경고’했는데 추가 경고를 받으면 주간 운용사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여섯 번의 도전 끝에 거둔 값진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신뢰 회복을 위한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투자풀운영위원회를 열고 투자풀 주간 운용사 연간 성과 평가 결과안을 의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1년과 2022년 합산 점수 66.5점을 기록했다. 100점 만점에서 50~67점이면 경고 조치를 받게 되며 경고가 두 번 누적되면 주간 운용사에서 탈락된다. 기재부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21년 5월께 공식 업무를 개시한 점을 고려해 연간 평가를 한 차례 유예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첫 연간 평가부터 탈락 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공동 주간사인 삼성자산운용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금 외에 개별 연기금들의 운용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01년 12월 도입했다. 군인연금 등 55개 기금 중 일부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영해 수익을 내는 재간접 펀드 구조다. 삼성자산운용이 단독으로 주간하다 2013년 복수 운용 체제로 바뀌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함께 운용을 맡아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1년 한투운용을 제치고 주간 운용사 자격을 따냈다. 총 38조원의 기금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4조원, 삼성자산운용은 24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개 연도 점수 중 1차 연도(2021년) 점수가 부진하면서 전체 합산 점수가 떨어졌다. 특히 채권형 펀드의 손실이 뼈아팠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그해 6월·7월·9월 등 세 번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채권 평가손실이 커진 것이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은 떨어진다. 실제로 연기금투자풀의 채권형 수익률은 2020년 2.47%에서 2021년 -0.20%로 내린 후 2022년 -1.92%로 추락했다. 채권뿐 아니라 다른 자산군도 침체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머니마켓펀드(MMF)형을 제외한 국내주식형(-23.44%), 해외주식형(-11.54%)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연기금투자풀 사업에 뛰어든 주간 운용사 중 중간에 자금을 빼앗긴 경우는 없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전에 복수 운용사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도 2017년 경고 조치를 받으면서 재선정에 실패한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내부에서도 위기감을 느끼고 수익률 제고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이번 경고 조치에 대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2021년도 평가에서 업무를 개시하기 이전 5개월을 제외하면서 수익률 산정에서 불리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운용 부진은 다른 운용사도 마찬가지였지만 평가 기간 차이로 점수가 더 낮게 나왔다”며 “기재부에서도 이를 고려해 다음 연간 평가에서는 2021년도 성적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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