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모의 자존심' 산둥함, 함재기 출격 훈련 기록 깼다

조영빈 2023. 4. 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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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두 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을 태평양 해상으로 출동시켜 무력 시위를 벌였다.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이 이 기간(7~16일)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 함재기 출격 훈련을 330번 벌였다"면서 "중국 최초의 항모인 랴오닝함보다 더 강도가 높은 작전을 수행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항모의 전력은 여전히 미국 첨단 항모에 미달하지만, 2년 연속 서태평양 일대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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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서 함재기 운용 집중 훈련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2020년 5월 29일 모항인 하이난성 싼야 기지에 정박해 있다. 싼야=신화 뉴시스

이달 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두 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을 태평양 해상으로 출동시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산둥함은 이후 열흘간 330회의 함재기(항공모함에 실린 항공기) 출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지난해 출격 횟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항모 전력을 앞세운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신호다.


'보름간 320회 출격' 랴오닝함 기록 넘어서

중국은 차이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5일 캘리포니아 회동에 맞춰 대만 타격 모의 훈련을 벌이면서 산둥함을 출동시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9일 "산둥함 전단이 이달 7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바시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출동했고, 13일 이후에는 미국의 군사 요충지인 괌에서 600~700km 떨어진 해역까지 기동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이 이 기간(7~16일)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 함재기 출격 훈련을 330번 벌였다"면서 "중국 최초의 항모인 랴오닝함보다 더 강도가 높은 작전을 수행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랴오닝함은 지난해 12월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을 했는데, 함재기 이륙 훈련은 15일간 320여 번이었다.

중국은 3척 항모를 갖고 있는데, 성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1번 항모인 랴오닝함은 옛 소련의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미완성품을 우크라이나에서 1998년 사들여 개조한 뒤 2012년 실전 배치했다. 2019년 취역한 산둥함은 중국의 자체 기술로 건조됐다. 랴오닝함이 '소련산 고철 덩어리'라는 서방의 비아냥을 들었던 반면 산둥함은 설계에서 건조까지 중국 혼자 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산둥함은 재래식 디젤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대 속도는 31노트로 랴오닝함(32노트)보다 느리지만 만재배수량(화물을 가득 실었을 때의 배수량)이 7만 톤으로 랴오닝함(6만7,000톤)보다 많다. 랴오닝함은 J-15 함재기를 26대 탑재할 수 있고, 산둥함은 40여 대를 실을 수 있어 공격력에서 압도적이다. 랴오닝함은 시운전 등을 거쳐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출격 훈련을 벌이기까지 10년이 걸린 데 비해 산둥함은 4년 만에 랴오닝함 수준의 작전 능력을 소화했다. 중국은 2022년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두 번째 항모 푸젠함을 진수했으며, 전투기 발사 장치인 캐터펄트(사출기)에 전자기 방식을 채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재배수량(8만 톤)도 늘었다.


항모 앞세워 제2도련선 진출 속도

중국 항모의 전력은 여전히 미국 첨단 항모에 미달하지만, 2년 연속 서태평양 일대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중국의 '제2도련선' 진출 속도가 빨라질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도련선은 중국이 미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1980년대 태평양 섬들을 이은 가상의 선으로,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구획한다.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을, 제2도련선은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를 각각 잇는다. 최근 두 차례 항모 훈련은 모두 미국 앤더슨 공군기지가 있는 괌에서 불과 수백km 떨어진 해역에서 이뤄졌다. 중국 항모 작전 범위가 제1도련선을 넘어 제2도련선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최근 군사 훈련이 제2도련선 내 군사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만의 실질적이고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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