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일찍 종 울려 수능 망쳐' 수험생 2심도 승소…배상액 700만원

1심 배상액보다 500만원 늘어…法 "어수선한 분위기로 수험생 당황"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1년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중 종료종이 일찍 울려 피해를 봤다며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심도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부장판사 한숙희)는 19일 수험생 8명이 국가와 공무원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는 각 피고에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1심 재판부가 선고한 200만원에 더해 500만원의 추가 손해배상 지급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원심과 동일하게 A씨의 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다시 배부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것"이라며 "추가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고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험생 측은 앞서 1명당 8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도 12월3일 서울 덕원여고에서 4교시 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시험이 끝나기 전에 종료종이 3분가량 일찍 울려 혼란을 겪었다며 이듬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4교시에는 한국사와 탐구영역 1·2선택과목 시험지를 한 번에 받고 학교 타종에 맞춰 차례대로 시험을 치르는데 당시 1선택과목 종료종이 3분가량 일찍 울렸고 감독 교사들도 타종에 따라 시험지를 모두 걷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종료종이 일찍 울렸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추가 시간이 부여되는 소동이 발생했다. 방송을 담당하던 A씨가 방송시간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마우스 휠을 실수로 잘못 건드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공무원인 A씨의 위법행위에 따른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정부가 수험생들에게 각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수험생들이 이번 사고로 실력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A씨의 잘못이 중과실에 해당하고 서울시가 사고를 대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지 않았기에 A씨와 서울시 역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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