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위에 27억 쓰다니…‘세금낭비’ 욕먹던 황금박쥐, 137억 돈벼락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4.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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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상 [사진출처=연합뉴스]
새옹지마, 인생역전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금낭비, 예산낭비라며 욕먹던 지방자치단체 조형물이 가치가 5배 이상 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19일 전남 함평군에 따르면 황금박쥐상은 순금 162㎏과 은 281㎏ 등으로 제작됐다.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박쥐(붉은 박쥐)가 1999년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 집단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된 게 제작 계기가 됐다.

함평군은 지역 관광 상품화를 위해 2008년 30억여원을 들여 제작했다. 순금으로 만든 6마리 황금박쥐가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서 날갯짓하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순금 매입 가격은 2005년 기준으로 27억원에 달했다. 황금박쥐상은 함평군 기대와 달리 관람객 유치 효과가 크지 않았다. 전시관 접근성이 떨어져서다. 세금 낭비와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상황은 금값이 오르면서 달라졌다. 순금을 사용한 황금박쥐상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금 시세는 그램(g)당 8만4888원이다.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137억원에 달한다.

황금박쥐상은 금값이 오를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은 물론 도둑들의 시선도 끌었다.

2019년 3월 3인조 절도범이 황금박쥐상을 노리고 철제 출입문을 절단했다가 경보음에 놀라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을 지키기 위해 평소에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보관한다. 일부 행사에만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오는 28일부터 개최되는 함평나비축제 기간에도 일반에 공개된다.

함평군은 향후 상설 전시를 위해 안전하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장소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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