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만 경매 천5백 채 넘어"...피해자 세 명째 숨져

이준엽 2023. 4.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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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축왕'으로 알려진 남 모 씨 일당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인천에서만 7백 명이 넘고, 천 채 이상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도 벌써 세 명이나 발생해, 피해자들은 전세사기가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현장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이준엽 기자!

[기자]

네, 저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아파트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곳 아파트 몇 세대가 피해를 본 겁니까?

[기자]

60세대, 이 아파트 세입자 전부가 '건축왕'으로 불리는 남 모 씨 일당에게 전세사기를 당했습니다.

지난해 6월, 아파트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상황인데요.

보시다시피 1층 출입구에는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이고 관련 수사를 경찰이 진행하고 있다는 현수막과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특히 그제 새벽 이 아파트에선 30대 여성이 유서를 남기고 숨지는 비극도 일어났습니다.

숨진 여성의 집 현관문에는 밀린 수도 요금을 내지 않으면 물 공급을 끊겠다는 단수 예고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전세보증금이 기준보다 천만 원 높아, 최우선변제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숨진 여성을 포함해 지난 2월부터 인천 미추홀구에서만 벌써 전세사기 피해자 세 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자 어제는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모여 대책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시세조작이 횡행하고 임대인이 수십억 원을 체납해도 임차인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는 허술한 제도 탓에 전세사기가 이뤄졌다면서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상미 /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장 : 10년, 20년의 문제인데 그동안 이렇게 문제가 있음에도 전혀 바꿀 생각 하지 않았고 그동안 이렇게 문제가 있음에도 사인 간의 거래라는 이유로 정부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재난입니다.]

[앵커]

안타까운 상황인데, 피해자들은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전국단위로 결성된 대책위는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60여 곳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미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시행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은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공공이 사들여, 임차인들에게 적정 수준의 보증금을 보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부가 피해자들이 살던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고, 피해자들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세사기 피해 가구 경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지만, 특별법을 통한 구제 없이는 피해자들이 실제로 주거안정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책위 입장입니다.

대책위는 또, 비슷한 피해를 막으려면 현행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세 보증금을 주택가격의 70%, 공시가격 100% 이하로만 받아 '깡통주택'을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전세대출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경매 중단부터 금융기관을 설득해야 가능한 일이고, 이후 대책은 특별법을 포함한 법 개정이 필요한 일들이라 갈 길은 먼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YTN 이준엽입니다.

촬영기자 : 박경태

영상편집 :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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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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