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대 이하’ 1분기 실적에 결국 계정 공유 단속 연기

테스트 지역서 구독자 감소…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3% 급감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가토스의 넷플릭스 본사 모습 ⓒAP=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주소가 다른 회원간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겠다는 정책을 오는 2분기로 연기한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계정 공유 유료화 테스트를 한 지역에서 구독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현시 시각) 넷플릭스가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과 신규 가입자 수가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1분기 구독자 수는 175만명 증가했는데, 시장 전망치인 206만 명 보다 30만 명 가량 적다.

매출은 81억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지만, 시장 추정치(81억8000만 달러)보다는 낮았다. 영업이익은 17억1400만 달러로 전년 보다(19억7200만 달러) 13.1%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도 25.1%에서 21.0%로 떨어졌다. 다만 주당 순이익은 2.88달러로 시장 추정치(2.86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와 달러화 가치 변동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구독자 중 43%인 1억 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넷플릭스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올해 3월 말부터 한집에 살지 않는 회원들 간 계정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초 계정 공유를 장려했던 넷플릭스가 지난해 구독자가 줄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넷플릭스는 중남미 일부 국가와 캐나다 등 10여 국에서 공유 계정 시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테스트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서 구독 취소 등 구독자 이탈이 발생하자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스페인 등에서 시범 테스트 후 구독자들이 구독을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단기적으로 가입자 증가에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가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수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입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경된 새로운 방침을 시행하기 위해 광범위한 출시 시기를 2분기로 늦췄다"며 "(해당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수익 기반을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부터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단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