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대책? 여론 돌리기용"…일선 담당교사들은 시큰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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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담당 교사들 대다수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이 학폭 근절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이번 대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3가지)으로 ➀가·피해학생 쌍방 신고 증가(74.8%), ➁교사 대상 민원·고소 증가(69.5%), ➂학폭담당업무 기피(51.7%), ➃학폭 조치 지연·보류 증가(37.3%)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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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피해학생 쌍방 신고 증가, 교사 대상 민원 증가, 학폭담당업무 기피 우려
교사들, '학폭 사안처리 간소화·학폭 담당 교사 업무 경감' 절실
전교조 "현장에 기반하지 않은 '국민 여론 돌리기용' 대책" 비판
학교폭력 담당 교사들 대다수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이 학폭 근절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피해학생의 쌍방신고와 교사에 대한 민원·고소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전교조가 19일 공개한 생활교육부장·학폭담당교사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4%는 이번 대책이 학폭 근절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4~17일 전국 초·중·고교 생활교육부장과 학폭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에는 431명이 참여했다.
학폭 엄벌에 대해서는 찬성 비율이 높았다. 학폭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보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데는 57.1%가 찬성했다.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조치사항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데 대해서는 65.2%가 찬성했다.
전교조는 "학폭 엄벌주의에 대한 지지가 높은 이유는 교사들에게 '생활지도권'이 없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증한다"며 "학교 자체 해결이나 교육적 조치 등 교사의 지도권을 통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학생부 기록 강화'라는 차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사들은 이번 대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3가지)으로 ➀가·피해학생 쌍방 신고 증가(74.8%), ➁교사 대상 민원·고소 증가(69.5%), ➂학폭담당업무 기피(51.7%), ➃학폭 조치 지연·보류 증가(37.3%) 등을 꼽았다.
➀은 먼저 신고한 학생이 피해자인지, 쌍방폭력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당한 학생을 일방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의견이다. 한 교사는 "사소한 사안에 대해서도 피해학생이라는 명목으로 무리한 격리요구를 할 것이고, 쌍방 신고와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➁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했지만, 중대한 과실 및 고의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교사 대상 민원·고소가 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 당국의 '중대한 과실 및 고의의 범위'에 대한 기준 마련과 학교관리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➂은 '학폭의 절차적 대응이 늘어나 학폭담당 업무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번 대책이 발표된 이후 학폭업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내년에는 학폭 업무를 맡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교조는 밝혔다.
이밖에 주관식 답변으로는 "정말 심각한 학폭은 오히려 업무가 쉽다. 확실하니까. 애매한 다툼이 학폭으로 터지면서 부모들의 대리전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학교현장을 힘들게 한다" "학폭 담당 교사는 2주 내 조사와 전담 기구 심의까지 진행해야 하는데 수업 시간 빼고,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으면 강요할 수 없기에 더욱 어려워진다. 여기에 수업도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학폭 사안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3개 선택) 1순위로는 학폭 사안처리 간소화 및 학폭 담당 교사 업무 경감(78.8%)이 꼽혔다. 이어 '학폭의 범위를 학교에서 학생 간 일어난 폭력으로 재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73.0%에 달했다. 방학 중 PC방에서 싸우거나 학원에서 싸워도 학폭으로 간주해 학폭담당교사가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교조는 "이번 종합대책이 현장에 기반하지 않은 '국민 여론 돌리기용'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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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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