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송산그린시티 교량 철거 추진… “교통권 침해” 반발

박수철 기자 2023. 4. 19. 1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량 이용 30여개 업체들 우회 불편
대안책 제방도로 신설 “실효성 無”
수공 송산사업단 “합의점 찾겠다”
레미콘 차량이 화성시 송산면 삼존리 삼존교를 통과하고 있다. 김기현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화성 송산그린시티 남측지구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사업부지 경계의 교량 두 곳을 철거키로 결정하자 교량을 이용하는 중소기업 30여곳이 반발하고 있다.

피해 업체들은 대책위까지 결성해 수년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공은 이렇다 할 대안 없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19일 한국수자원공사 송산사업단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수공은 지난 2008년부터 총 사업비 9조4천억원을 들여 화성시 송산면 일원에 55.64㎢ 규모의 송산그린시티를 조성 중이다.

송산그린시티는 동측(생태, 주거), 서측(관광, 주거), 남측(첨단산업) 등 3단계로 개발되며 동측은 최근 준공됐고 서측은 착공하지 않았다. 남측은 현재 공사 중으로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들 3개 지구는 2030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수공은 남측지구 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내용에 따라 지구 남쪽에 흐르는 문산천 정비(폭 20m→40m 확장)를 추진, 삼존교와 삼존1교를 철거키로 했다.

삼존교와 삼존1교는 문산천에 설치된 폭 4m, 길이 30m의 교량으로 사업지구 밖 송산면 삼존리와 사업지구를 연결하고 있다.

수공의 교량 폐쇄 계획이 알려지자 교량을 이용해 기업 활동 중인 삼존리 지역 30여개 업체들은 ‘교통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 인근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과 관련 업체들로 연구원을 오갈 때 이들 교량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삼존1교. 김기현기자

결국 업체들은 송산그린시티 남측지구 개발사업으로 20여분을 우회해 연구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지난 2017년부터 ‘삼존리지역발전추진위’를 설립해 시와 수공에 65명의 서명이 담긴 연명부를 전달하는 등 민원을 제기해 왔다.

이에 수공은 문산천 정비를 잠정 보류하고 최근까지 업체들과 다섯 차례에 걸쳐 미팅을 진행해 대안을 제시했다.

삼존1교에서 문산천 상류 방향으로 150여m 떨어진 곳에 2차선 규모의 교량과 제방도로를 신설하고 삼존교 인근 내부도로를 송산그린시티 주간선도로와 연결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공이 신설하겠다고 밝힌 제방도로와 교량 폭(6m)이 좁아 대형 차량이 회전하기 어려운 데다 주간선도로를 이용하려면 반대 방향으로 500m 정도 내려와 유턴해 올라가야 하는 등 실효성 없는 대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최동현 삼존리지역발전추진위 간사는 “삼존교와 삼존1교가 폐쇄되면 우리는 육지 속 섬에 갇힌 꼴이 된다”며 “공익을 위한 국책사업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수공 송산사업단 관계자는 “교량이 폐쇄되면 업체들이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업체들의 반발로 구체적인 문산천 정비계획이나 교량 폐쇄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대안도 확정된 게 없는 상황으로 신속하게 합의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수철 기자 scp@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