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美, 비트코인만 빼고 다 죽이나… 이더리움 이어 디파이도 제재한다
앞서 이더리움 역시 증권에 해당된다고
가상자산 대혼란 불가피… 업계 ‘노심초사’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에 이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상품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상자산업계는 이더리움과 디파이 상품에 대해 실제 규제가 일어나면 시장이 크게 침체하는 등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SEC는 최근 디파이를 규칙 제정안에 포함하는 투표를 3 대 2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SEC는 기존 거래소에 대한 정의에 디파이를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개정된 제안이 통과되면 SEC는 거래소뿐 아닌 디파이 금융 상품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게 된다.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도 최근 디파이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갠슬러 위원장은 “디파이라고 해서 증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며 “현재 유통되고 있는 가상화폐 대부분은 증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화폐 대부분이 증권이기에 이를 유통하고 있는 가상자산거래소는 증권법상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만일 SEC가 디파이 시장마저 규제 대상에 넣는다면 업계 내 혼란은 불가피하다. 특히 SEC는 이더리움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디파이 시장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디파이 시장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금리 인상 기조 둔화 등으로 규모를 늘려 왔다. 또한 이더리움이 지난 13일 예치(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인출할 수 있는 ‘샤펠라(Shapella)’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점도 디파이 시장 약진을 이끌었었다. 디파이 시장에 총예치된 금액(TVL)은 이더리움이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직후 512억9000만달러(67조7233억원)에서 536억2000만달러로 하루 만에 4.5% 가까이 늘었으나, 현재 532억3000만달러로 다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SEC 행보에 대해 본격적인 가상자산 시장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애초 SEC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상품(commodity)’에 해당된다는 입장이었으나, 올해 들어 돌연 그 입장을 바꾼 것이다. 업계에서는 CFTC가 가상자산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CFTC의 관할권으로 들어가길 희망해 왔다.
국내에서는 미국 SEC의 행보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상자산은 국경을 넘어 거래되는 특징을 지니기에, 미국 규제에 국내 역시 따라가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이더리움과 디파이 상품을 증권으로 규제한다면, 국내 역시 이를 참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SEC가 디파이 시장을 실제로 제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만일 SEC가 디파이 상품 및 이더리움에 규제 칼날을 들이댈 경우, 큰 폭락장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단 SEC 주장대로 이더리움 및 디파이 상품이 증권으로 규정되는 순간, SEC에 등록 절차, 사업 운영 방식 교체 등에 나서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둘이 증권으로 규정된다면 관련 법에 따라 그동안 판매해 온 모든 코인 및 상품 가치 몇 배에 해당되는 벌금을 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SEC가 본격적으로 디파이 시장 제재에 나설 경우, 많은 디파이 사업이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가상화폐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긴 침체기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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