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의 크리스 폴, ‘심판의 저주’ 끊었다
피닉스 선즈의 포인트 가드인 크리스 폴(38)은 NBA(미 프로농구) 29년차 베테랑 심판인 스캇 포스터(56)와 ‘악연’이 있었다.
그는 작년까지 포스터 심판이 주재한 플레이오프 경기에 19번 출전했는데, 팀이 2승17패에 그친 것이다. 특히 지난 13경기에선 모두 패배를 맛봐야 했다. LA 클리퍼스 시절 5패, 휴스턴 로키츠에서 3패,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1패, 피닉스 선즈 유니폼을 입고 4패를 했다. 폴은 그동안 포스터의 판정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인 비판을 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폴에겐 200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전에 올랐던 2021년이 가장 큰 아픔으로 남아 있다. 당시 선즈는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잡으며 기세를 올렸는데, 3차전부터 6차전까지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챔피언이 차지하는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놓쳤다. 공교롭게도 3차전과 6차전 주심이 포스터였다.
폴은 작년 4월20일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벌였던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 때도 ‘주심 포스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선즈는 다행히 1라운드는 통과했으나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1년이 흘렀다. 폴과 선즈(서부 4번)는 LA 클리퍼스(서부 5번)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맞붙었다. 1차전을 내준 선즈는 19일 안방에서 2차전을 맞았다. 스캇 포스터가 주심으로 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포스터는 경기 전 SNS에 자신이 폴과 만났던 지난 13경기 전적(2014년 5월~2022년 4월)과 함께 “이봐 CP3, 행운을 빈다. 최고(best man)가 이기겠지”라는 글을 올렸다. CP3는 크리스 폴(Chris Paul)에 숫자 3을 더한 별명이다. 그의 아버지와 형도 이름의 머릿글자가 CP로 같기 때문에 폴이 집안에선 ‘넘버 3′라는 의미다.
폴은 포스터 심판과 만난 20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였던 이날 123대109로 이기면서 ‘저주’를 풀었다. 데빈 부커(38점 9어시스트)와 케빈 듀랜트(25점) 등 선발 5명이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 폴도 38분을 뛰며 16점 8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가 4쿼터에 상대 선수가 자유투를 던지는 사이 포스터 심판에게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며 “플리즈(제발), 플리즈”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폴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포스터와의 악연이 끝났는지) 의식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클리퍼스는 카와이 레너드(31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와 러셀 웨스트브룩(2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으로 맞섰으나 막판 실책 등이 나오면서 무너졌다. 7전4선승제 시리즈의 3차전은 21일 클리퍼스의 홈인 LA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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