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4명에 새 삶 주고 떠나...“아빠 심장은 계속 뛸 거야”

김씨 가족의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출혈로 뇌사 상태가 된 김민규씨(38)가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씨가 지난 7일 이대서울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좌우 신장, 폐장을 기증한 뒤 사망했다고 19일 밝혔다.

평소 건강했던 김씨는 지난달 28일 심한 두통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뇌출혈 진단을 받은 김씨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씨는 평소 주말마다 8살 딸 지아와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였다.

김씨 가족은 “딸에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마음 아팠지만, 4명의 사람을 살리고 갔기 때문에 아주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빠로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내 정민정씨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지아를 남겨줘서 고맙다. 당신 생각하며 잘 키울 테니 아무 걱정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항상 웃으면서 지내라”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딸에겐 아빠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니 언제나 지아 함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 주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어린 딸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슬픔은 미루어 짐작하기도 힘들지만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이 전해주신 소중한 생명 나눔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