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병원 화재···29명 사망·40여명 부상
원장·공사 책임자 등 12명 조사중
SNS서 사고 현장 사진·영상 삭제
당국, 관련 정보 온라인 차단한 듯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사 당국은 병원 내부 공사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병원 원장과 공사 책임자 등 1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12시57분쯤 펑타이(豊台)구의 한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입원환자 26명과 간호사·간병인·환자가족 각 1명 등 모두 2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과 구급대 등이 현장에서 모두 71명의 부상자를 구조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이 가운데 29명이 숨졌다는 설명이다. 부상자 가운데서는 3명이 퇴원하고 39명이 치료 중이며 이 가운데 20여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병원 내 입원실 내구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가연성 도료의 휘발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 공안당국은 원장, 부원장 등 병원 관계자와 공사업체 관계자 12명을 중대책임사고 혐의로 형사 구류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병원 건물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인 사고 현장 영상들이 올라왔다. 당시 영상에는 검은 연기와 붉은 화염이 건물 밖으로 치솟고 병원 내에 있던 사람들이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 몸의 의지한 채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사고 현장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들은 SNS에서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 사고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자 당국이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서 차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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