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IC 진출로 잘못 행정 대표"라더니… 광주시, 사과는 없었다

안경호 2023. 4. 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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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터널을 통과한 차량이 곧바로 좌측 1차로로 빠져나가도록 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양방향 총연장 0.67㎞·폭 6.5m)를 폐쇄하고 우측에 대체 진출로를 다시 내기로 했다.

광주시가 최초 설계인 우측 진출로 방식으로 선회한 것인데, 이로 인한 추가 상·하행 진입·진출로 공사 비용만 9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시간과 혈세만 낭비한 꼴"이란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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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 "폐쇄 후 우측 개설"
1단계 추가 공사비만 49억 예상 
市 "공직자 발상 전환이 묘안" 자평
"시간·혈세 낭비" 비판엔 묵묵부답
강기정 광주시장이 19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 현장에서 지산IC 진출로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광역시가 터널을 통과한 차량이 곧바로 좌측 1차로로 빠져나가도록 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양방향 총연장 0.67㎞·폭 6.5m)를 폐쇄하고 우측에 대체 진출로를 다시 내기로 했다. 광주시가 최초 설계인 우측 진출로 방식으로 선회한 것인데, 이로 인한 추가 상·하행 진입·진출로 공사 비용만 9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시간과 혈세만 낭비한 꼴"이란 비판이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안전이 무시되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잘못된 행정의 대표 사례"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시의 사과는 없었다. 광주시는 되레 기존 좌측 진출로 시설 재활용을 통해 사업비를 절감했다거나 공직자들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묘안을 찾아냈다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아 빈축을 샀다.

강 시장은 19일 오후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어 "기존 지산IC 좌측 진출로를 폐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그러면서 "77억 원을 투입해 만든 좌측 진출로 시설물의 90% 이상을 재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좌측 1차로 빠져나가게 건설된 지산IC 하행(두암→소태 방향) 진출로 내리막 구간을 옹벽과 성토로 제2순환도로와 높이를 맞춰 주행 차로로 활용하고, 맨 우측 4차로에 진출로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강 시장은 "이 대안 진출로는 지산IC 진출로 교통사고 예측 및 위험도 평가 용역 결과에서 사고 위험 원인으로 지목된 터널과 좌측 진출로 간 시거(視距) 제약과 운전자 인지 반응 시간 해소에 필요한 거리(194m) 보다 긴 215m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진출로는 터널과 진출로 간 이격 거리가 18m에 불과했다.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 일대 모습. 뉴시스

광주시는 이 같은 지산IC 하행 우측 진출로를 2025년 4월까지 1단계로 개설하고 반대편인 상행(소태→두암 방향) 진입로 개설은 다음 단계로 추진할 예정이다. 2단계 사업은 지산유원지 개발 사업과 연계해 중기 과제로 검토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1단계 진출로 개설에 필요한 총사업비 111억 원 중 좌측 진출로 폐쇄 대상 시설을 재활용하면 실제 추가 공사비는 4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시는 2단계 진입로 개설 공사비도 49억 원으로 잡고 있다.

광주시는 "폐쇄 시설 재사용은 처음부터 대안 진출로를 개설했더라도 어차피 시공해야 할 공정"이라며 "이미 시공이 완료된 만큼 추가되는 부분에 대한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드레일 등 교통안전시설과 내부 도로 일부 노면을 조정하는 공정이 필요해 이에 따른 매몰 비용은 최대 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2021년 10월 개설한 진출로를 개통도 못한 채 1년 6개월 만에 폐쇄하고 대안을 내놓았지만 개통 지연과 매몰 비용 발생 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담당 부서 공직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묘안을 찾아냈다", "폐쇄 시설 대부분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사업비가 절감된다"는 등의 자랑식 자평을 내놓아 시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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