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이 그리웠던 4강, ‘독불장군’ 페리의 1Q 자폭 쇼…설마가 LG 잡았다
설마하는 순간 송골매 군단은 울었다.
창원 LG는 지난 서울 SK와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 결국 스윕 시리즈를 허용하며 일찍 집으로 떠났다.
지난 18일 3차전에 앞서 LG는 필승을 다짐했다. LG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짐을 많이 가져오라고 했다. 3차전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다”라며 “도로공사도 0%의 확률을 깨고 우승했다. 우리도 그 기운을 받아 불가능에 도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1쿼터부터 모든 게 꼬였다. 2차전에서 괴력을 과시, 31점을 퍼부은 레지 페리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1쿼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가드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는 등 팀플레이를 펼치는 듯했으나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자 금세 단독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이관희가 완벽한 3점슛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패스를 주지 않았다. 2차전부터 신경전을 펼친 그들의 앙금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LG는 1쿼터부터 사실상 경기 흐름을 SK에 내주고 말았다. 페리 홀로 3차전 자체를 망쳐버린 것이다. 그래도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준일까지 부상당하는 악재가 겹쳤지만 투혼을 발휘, 21점차 열세를 극복했다. 끝내 역전까지 이루지 못해 패했으나 SK를 끝까지 괴롭힌 저력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사실 LG는 이번 4강 시리즈에 앞서 대형 악재가 있었다. 바로 아셈 마레이의 부상 이탈. 정규리그 내내 LG의 모션 오펜스, 그리고 수비의 핵심이었던 그가 빠지니 게임 플랜이 망가졌다.
심지어 대체 영입한 페리는 마레이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외국선수. 이미 G리그에서도 볼에 대한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그였고 수비보다는 공격에 특화된 스타일로서 모션 오펜스, 수비를 중시하는 LG 농구와는 상극이었다.
더군다나 2차전이 끝난 후 오전 훈련 역시 불참하는 등 농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LG를 존중하지 않은 페리였다. 그래도 농구만 잘했다면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던 LG였지만 그마저도 2차전이 전부였다.
조 감독은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게으르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착한 (단테)커닝햄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하더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후 “타지에서 고생 많았다”며 감싸 안으며 대인배다운 면모를 과시했으나 페리가 패인인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동안 페리와 같은 외국선수가 없었던 건 아니다. 보통 KBL보다 상위 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영입되다 보니 문화에 대한 존중보다는 개인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대학 졸업 후 곧바로 KBL에 오는 외국선수들은 괜찮다. 또는 해외 리그 생활을 오래 한 베테랑들의 경우 세월이 흘러 기량은 조금 떨어져도 하나가 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페리처럼 어설프게 상위 리그를 경험할 경우 KBL, 그리고 팀 동료를 무시, 팀플레이를 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결국 퇴출이 정답이다. 아니면 팀 내부적으로 대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방식이 있다. LG는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잘 이뤄졌어야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주어진 시간이 부족했고 페리는 너무 어렸으며 이 모든 걸 해결할 리더십이 없었다.
만약 마레이가 건강히 코트 위에 있었다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였다. 또 SK에 스윕 시리즈를 허용할 가능성도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없는 것이 프로 스포츠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그저 LG의 2022-23시즌은 이렇게 될 운명이었다.
아쉬운 마무리이지만 LG의 이번 시즌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조 감독 부임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빛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랜 시간 하위권을 전전하던 그들이 다시 상위권이 어울리는 팀으로 성장했다. 마레이의 부상, 페리의 자폭 쇼만 없었다면 모든 부분에서 기대감을 주는 한 시즌이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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