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파트엔 무엇이 남겨져 있을까?[정동길 옆 사진관]
한수빈 기자 2023. 4. 19. 16:02
1992년에 지어져 충남방적의 사원 아파트로 사용되던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청운빌라는 회사가 매각된 2002년 이후 4년을 더 사용되다 버려졌다. 20년 동안 방치됐던 사무실 한 동과 다섯 동의 아파트는 2022년 아산 샛들지구 개발 예정지로 지정됐다. 20년의 세월이 고인 듯한 이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1970-80년대 호황을 맞이했던 섬유류 제조업체 충남방적은 섬유산업 사양화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며 2002년 회사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사용하던 가재도구들이 그대로 남겨둔 채였다.
폐건물로 방치되는 동안 아파트에는 곰팡이가 슬고 먼지가 쌓였다. 지난 시간 속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품들도 더러 남아있었다.
갑작스럽게 거주지를 잃게 된 사원들의 사정을 엿볼 수 있는 흔적도 있었다. 우편함엔 체류 제한 명령서가 꽂혀 있고 각종 고지서와 문서가 찢긴 채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아파트는 각종 식물로 뒤덮여 흉가의 느낌과 동시에 자연의 한 부분이 된 것 같기도 했다.
개발지구에 편입된 이 아파트는 곧 철거될 예정이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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