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파트엔 무엇이 남겨져 있을까?[정동길 옆 사진관]

한수빈 기자 2023. 4. 19. 1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때 충남방적 사원 아파트로 사용되던 충남 아산시 ‘청운 빌라’가 18일 라일락꽃으로 뒤덮여 있다. 아파트는 현재 아산 샛들지구 개발 예정지로 지정돼 철거가 예정돼있다.

1992년에 지어져 충남방적의 사원 아파트로 사용되던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청운빌라는 회사가 매각된 2002년 이후 4년을 더 사용되다 버려졌다. 20년 동안 방치됐던 사무실 한 동과 다섯 동의 아파트는 2022년 아산 샛들지구 개발 예정지로 지정됐다. 20년의 세월이 고인 듯한 이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전 거주민이 두고 간 충남방적 입금 내역 확인서가 있다.
입주 안내문과 퇴거 안내문이 남아 있다.

1970-80년대 호황을 맞이했던 섬유류 제조업체 충남방적은 섬유산업 사양화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며 2002년 회사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사용하던 가재도구들이 그대로 남겨둔 채였다.

이전 거주민이 두고 간 각종 물품이 있다.
이전 거주민이 두고 간 졸업 앨범 및 각종 옷가지가 방에 그대로 남겨져 있다.

폐건물로 방치되는 동안 아파트에는 곰팡이가 슬고 먼지가 쌓였다. 지난 시간 속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품들도 더러 남아있었다.

예전 신문이 놓여 있다.
한때 가정의 필수품이었던 전화번호 안내서가 있다.
2006년 월급 명세서가 놓여 있다.
어린이들이 키를 재는 표가 붙어 있다.

갑작스럽게 거주지를 잃게 된 사원들의 사정을 엿볼 수 있는 흔적도 있었다. 우편함엔 체류 제한 명령서가 꽂혀 있고 각종 고지서와 문서가 찢긴 채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청운 아파트 내부 우편함에 2010년 1월20일을 기한으로 하는 체류 제한 안내문이 있다.
각종 고지서 및 안내문 등이 찢긴 채 널브러져 있다.

아파트는 각종 식물로 뒤덮여 흉가의 느낌과 동시에 자연의 한 부분이 된 것 같기도 했다.

아파트 내부까지 담쟁이 넝쿨이 뻗쳐있다.
아파트가 식물로 뒤덮여 있다.
아파트 입구가 식물로 뒤덮여 있다.

개발지구에 편입된 이 아파트는 곧 철거될 예정이다.

LP판과 기기가 놓여 있다.
아파트 내부 문에 18일 ‘외출시 확인 전기 가스 보일러’ 문구가 쓰여 있다.
이전 거주민이 두고 간 옛날 텔레비전 등 각종 물품이 있다.
문에 가게 번호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한때 충남방적 사원 아파트로 사용되던 충남 아산시 청운 아파트의 18일 모습.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