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공원 운동기구 이용하다 사지마비… 설치한 지자체 ‘손배 책임’

거꾸로 매달리기 운동기구 이용하다 떨어져
재판부 “설치·관리상의 하자 존재”

대구=박천학 기자

체육공원에 설치된 운동 기구를 이용하다 상해를 입은 주민에게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 12부(부장 채성호)는 대구 북구 함지산 체육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하다 사지 마지 등 상해를 입은 주민 A 씨가 북구청장을 상대로 8억9000여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5억84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 10월 19일 북구청이 설치해 관리 중인 함지산 체육공원의 거꾸로 매달리기 운동기구를 이용하다 뒤로 넘어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사지의 불완전 마비, 감각 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10월 11일까지 입원 및 외래 치료 등을 받았다.

A 씨는 "북구청 소속 공무원이 운동기구 설치·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고, 운동기구의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문과 안전장치 설치 등의 피해방지조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하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해방지조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피고는 원고가 입은 일실수입 및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다만 원고의 이용상 부주의 등 과실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