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짜고 치냐?”…해운대구청장 화투 들고 소리 높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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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장이 '화투'를 손에 쥐고 해운대구의회 구정질의에 참석, 항의의 뜻을 드러내 화두에 올랐다.
추가경정예산이 유례 없을 정도로 삭감된 데다, '구청장이 민간사업자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인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돌발 행동을 통해 구의회를 향한 언짢은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19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지난 18일 열린 구의회 제271회 임시회 본회의장에 '화투'를 손에 들고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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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마리나사업 관련 "사업자와 짜고 친다" 말에 발끈
구의회 추경 34% 삭감 반면 의회 1억 예산들여 해외 출장
구-의회 감정싸움 격화...내부선 "사사로운 감정 자제해야"
부산 해운대구청장이 ‘화투’를 손에 쥐고 해운대구의회 구정질의에 참석, 항의의 뜻을 드러내 화두에 올랐다. 추가경정예산이 유례 없을 정도로 삭감된 데다, ‘구청장이 민간사업자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인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돌발 행동을 통해 구의회를 향한 언짢은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19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지난 18일 열린 구의회 제271회 임시회 본회의장에 ‘화투’를 손에 들고 입장했다. 이날 김 구청장은 구정 질의 답변자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한 구의원에게 자신이 들고 온 화투를 보여주거나, 카메라를 향해 화투를 흔들어 보였다. 이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하니 고스톱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려 한다”,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구청장의 ‘돌발 행동’은 구의회 유점자 의원의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유 의원은 지난 17일 해운대 운촌마리나 사업을 다룬 방송 인터뷰에서 “구청장이 S 사업자 대변인을 자처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사업공동체다”고 주장했다. 해운대구 동백섬 일원에 관광시설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사업은 민간기업의 공공재 사유화, 환경훼손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2020년 9월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사업자 측이 해양수산부에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 반영 요청서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차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유 의원은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비공개에 부쳐진 반면 구의회의 질의 사항은 해운대구가 사업자 측에 고스란히 넘겼다며 이처럼 말했다.
구의회는 김 구청장이 고함을 쳤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 구청장은 “언짢게 발언한 부분이 있지만 고함까지는 아니다. 내가 무슨 고성을 지르고 고함을 질렀나. 인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구청장이 사과할 뜻이 없다고 판단한 구의회는 그를 퇴장시켰다. 그러나 이날 예정된 구정질문의 답변자가 구청장이었던 터라, 구의회는 재차 입장케 한 뒤 질의에 대답하도록 조처했다.
김 구청장은 해운대구 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고자 이같이 행동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사업은 해수부와 부산시 소관으로 구는 아무런 지분을 투자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하는 등 맞지 않는 말을 심하게 해 ‘뭐가 짜고치는 거냐’고 물으려고 그렇게 했다”며 “또 구의회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올라온 사업 예산 대부분을 삭감했다. 직원들 보기에 너무 안 돼서, 강하게 나가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의회는 추경 예산 상당액을 깎았다. 해운대구가 추경에 편성하려 한 총 예산은 약 385억8186만 원이다. 이 가운데 국·시비 등을 뺀 순수 구비가 110억여 원(43개 세부사업)이다. 구의회는 예산의 33.5% 수준인 약 36억9000만 원을 삭감했다. 추경 전 사용 승인 절차를 어겼다거나, 사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판단 근거였다. 반면 구의회는 1억350만 원을 들여 오는 25일부터 6박 8일간 스페인 공무국외출장을 계획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예산 삭감은 ‘감정 싸움’ 때문이라는 지적도 의회 내부에서 나왔다. 구는 송정동 지구단위계획을 놓고 해당 지역 의원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회에서 장성철 의원은 “의회는 집행부의 잘못을 견제하는 민의의 장이라지만, 구민의 복지증진에 대한 책무도 함께 있다. 이번 예산심사과정을 보면서 우리 의회가 구민을 위해 일을 하는지 아니면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 여야의 당리당략에 따라 구민의 복리증진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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