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이어 동탄도 `전세사기` 쑥대밭... 피해자들 발동동

김남석 2023. 4. 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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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신도시.

40세대 규모 아파트 1층 상가에 위치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20~3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김씨는 임대로 얻은 오피스텔의 주인 A씨 측 법무사 사무소로부터 전날 밤 한 통의 문자를 받은 뒤에야 동탄신도시 일대 '전세금 피해 사건'의 피해자 중 한명이라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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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대다수 20~30대
"오피스텔 250채 소유 부부 파산" 신고 다수 접수…경찰 수사 중
임차인 김모 씨가 19일 오전 임대인 박모 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김씨 제공. 연합뉴스]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숨진 가운데 1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아파트 창문에 피해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신도시. 40세대 규모 아파트 1층 상가에 위치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20~3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 중개사무소는 250채 규모의 오피스텔을 소유한 부부의 임차계약을 위탁 관리했다는 곳이다. 공인중개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0) 씨는 "고교 졸업 후 취업하고 처음 얻은 자취방인데 전세사기를 당해 난감하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임대로 얻은 오피스텔의 주인 A씨 측 법무사 사무소로부터 전날 밤 한 통의 문자를 받은 뒤에야 동탄신도시 일대 '전세금 피해 사건'의 피해자 중 한명이라는 걸 알게 됐다. 법무사 사무소는 '임대인의 사정으로 인해 6월 10일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를 접수해야 국세 체납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 판단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오산 소재 한 중소기업에 입사한 김씨는 직장에서 가까운 거처를 찾던 중 지난 해 11월 7200만원의 청년전세대출과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9000만원으로 이 원룸 전세를 얻었다. 김씨는 "한동안 부동산 중개 앱으로 매물을 찾아보다가 오피스텔 세대 수가 많아 관리비가 저렴하고 직장과 가깝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덜컥 계약했다"며 "어제 법무사 사무소 연락을 받은 뒤 친구들로부터 언론 보도 내용을 듣고서야 내가 피해 당사자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A씨와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맺을 당시 A씨측이 제시한 지방세납세증명서에서는 징수 유예 등 체납 처분 사항이 없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에도 A씨로 소유권이 이전된 사항만 나와 있을 뿐 금융기관 등의 근저당권 설정 사항은 없었다.

지난 18일부터 화성동탄경찰서에는 "동탄신도시 일대에서 오피스텔 25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 부부가 파산해 피해자 수십명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피해자와 피해금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대다수가 20~30대다. 피해자 부모가 전화해 "대출받은 돈인데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뾰족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최근 집값 하락 등 요인으로 오피스텔의 거래가가 전세금 이하로 떨어진 데다가 체납세까지 있어 가구당 2000만∼5000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전세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대응책 마련 등을 논의 중이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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