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이라고는 하지만" 울산 일부 고교 과도한 해외 수학여행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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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수학여행이 재개된 가운데 울산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과도한 해외 수학 여행비로 인해 학부모 사이에 논란이 인다.
한 일반고 교사는 "특목고 문화가 그렇다고 하니 할 말이 없지만, 학생 수가 많아 현실적으로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기 어려운 일반고는 다른 세계에 속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시교육청은 자율이란 미명 아래 학교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또 다른 교육 양극화로 나타나지 않도록 교육적 차원에서 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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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고는 오사카 4일 120만 원… 학부모 부담·학생 위화감 우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수학여행이 재개된 가운데 울산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과도한 해외 수학 여행비로 인해 학부모 사이에 논란이 인다. 학생 사이는 물론 학교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인데 시교육청은 학교 자율에 맡겼다는 이유로 이런 분위기와 논란으로부터 손을 놓고 있다.
19일 울산시교육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울산 전체 56개 고등학교 가운데 올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는 곳은 6개교다. 이 중 특수목적고(자사고 포함)는 5곳, 일반고는 1곳이다.
문제는 이들 학교의 수학여행 학생 1인당 경비가 적게는 85만 원에서 많게는 580만 원까지로 과도하다는 점이다. A 특목고는 1학년 학생 70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3~13일 11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 캐나다 일대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1인 소요 경비는 총 580만 원인데 시교육청 지원금 20만 원을 제외해도 학부모가 56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는 개교 때부터 매년 미국 수학여행을 해 온 전통이 있는 데다 교육과정 특수성과 학생, 학부모 수요 조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특목고인 B 고교는 2학년 89명을 대상으로 6월 13~16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로 수학여행을 계획한다. 이 학교의 1인당 소요경비는 120만 원이다.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이 학교 역시 코로나19 시국 3년을 제외하고는 1회 때부터 일본 오사카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달 초 이미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C 고교 역시 1인당 소요 경비는 B 고교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2~15일 3박 4일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D 고교는 앞선 학교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1인당 85만 원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한다. 이 학교는 국내(제주도)와 해외를 놓고 학생·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비가 15만 원밖에 차이 나지 않아 일본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런 취지나 해명과 달리 매년 계속되는 초고가 수학여행은 학부모 사이에 논란이다. 자녀의 미래 진로 탐색을 위해 해외 탐방성 수학여행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수백만 원대 비용은 형편이 어려운 학부모에게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런 고가 해외수학여행을 못 가면 위화감이나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한 학부모는 “자식을 위해 뭐든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부담이다. 그렇다고 자녀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그렇기 때문에 고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목고와 일반고 간의 괴리감이나 양극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일반고 교사는 “특목고 문화가 그렇다고 하니 할 말이 없지만, 학생 수가 많아 현실적으로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기 어려운 일반고는 다른 세계에 속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시교육청은 자율이란 미명 아래 학교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또 다른 교육 양극화로 나타나지 않도록 교육적 차원에서 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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