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넘어가는 발판으로 전락한 글로벌 세그먼트…잇따라 짐 싸는 코스닥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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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야심 차게 내놓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된 기업들이 잇달아 코스닥시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신규 자금을 유치하고,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세그먼트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가운데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 우량한 51개 종목을 모아 만든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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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개월 만에 2개 기업 코스피로 이전 상장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야심 차게 내놓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된 기업들이 잇달아 코스닥시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신규 자금을 유치하고,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세그먼트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ICE평가정보(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을 통과시킨 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코스피 이전상장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비에이치도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와 코스피 이전상장 승인’ 안건을 의결하고, 이달 3일 거래소에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 두 기업은 지난해 거래소가 코스닥 우수 상장사들을 선별해 야심 차게 출범시킨 글로벌 세그먼트에 속해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가운데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 우량한 51개 종목을 모아 만든 지수다. 당초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를 롤모델로 삼고 우량 기업들을 코스닥에 잔류하게 해 코스닥 기업들의 저평가 해소하고 위상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글로벌 세그먼트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세그먼트가 지난해 11월 출범한 지 5개월밖에 안 됐는데 51개 기업 가운데 2개 기업이 코스피로 옮기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피로 탈출하는 이유는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커지면 자금 조달 규모가 커져서 기업 입장에서는 좋을 수밖에 없다.
공매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스피를 택하기도 한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만 가능한데, 코스닥에서 우량 기업으로 있으면 코스닥150에 속해 공매도 대상이 된다. 코스피로 옮겨가면 최소한 당장은 공매도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면 가치평가 제고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이 기대된다”면서 “특히 수급이 개선돼 투자 매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활성화될 것이고, 최근 급격히 늘어난 차입 공매도 잔고는 상환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기업들의 잔류 의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세그먼트를 만들어도 다 코스피로 가는 것은 명확한 혜택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수수료 면제 말고 딱히 혜택이 없는데 현재는 생색내기용으로 만든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은 5% 미만인데 세그먼트에 들어간다고 특별히 외인과 기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세그먼트가 효과가 있으려면 세그먼트만을 위한 상품, 투자, IR 이런 것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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