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여친 이름에 “비열해”… 언성 높였던 박수홍, 친형과 법정 재회

지난달 이어 5차 공판도 증인으로 출석
비공개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불허

방송인 박수홍씨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 출석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방송인 박수홍(53)씨가 자기 재산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친형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재차 출석한 가운데, 재판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이 불허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를 받는 박모(55)씨 부부 5차 공판을 진행했다. 박수홍씨는 지난달 15일 4차 공판에 이어 이번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수홍씨 측은 지난 14일 비공개 심리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재출했다.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1차 증인신문 때 피고인 측이 자행한 횡령 논점과 관련 없는 허위 비방, 인신공격의 위험성을 고려해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심리를 비공개할 예외적인 사례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이를 불허했다. 다만 “범죄사실과 무관한 내용으로 증인을 추궁하거나 사생활 관련 질문은 삼가주길 바란다”며 “그런 내용이 있다면 신문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박수홍씨의 친형 박모 씨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동생 박수홍 출연료 횡령 등 혐의 관련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박수홍씨는 지난 공판 당시 친형 측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고 다소 흥분한 모습으로 설전을 벌였다. 박수홍씨의 개인사가 담긴 내용이 포함됐는데, 과거 교제했던 전 여자친구의 이름이 등장하자 “본인(친형)이 반대해서 헤어진 사람인데 비열하다. 혐의 본질과 상관없이 나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언성을 높인 것이다.

친형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반격하자, 박수홍씨는 “변호사님의 수임료는 누구 돈에서 나갔냐”고 받아쳤다. 박씨 부부의 횡령 의심 내역에 변호사 선임 비용이 포함된 점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박수홍씨는 또 “지난 세월간 저를 위하고 제 자산을 위한다고 얘기했지만 기만했다”며 “단순 횡령 범죄가 아니다. 제가 고소하자 저와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인격 살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며 회삿돈과 동생 개인 자금 등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박씨 아내는 횡령에 일부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박수홍씨의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 인출하고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했으며, 회사 자금 11억7000만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유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