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모범택시2’ 오상호 작가 “무지개운수 5명 없는 시즌3, 상상불가”
지난 1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 장영석)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방송 내내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최종회 시청률 2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모범택시2’ 집필을 맡은 오상호 작가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시즌1 때 시청자분들이 보여주신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2가 만들어질 수 있었는데, 시즌2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시즌2의 키워드는 ‘부캐(부캐릭터)의 향연’ 그리고 ‘기억’이었어요.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중심 메시지로 놓고, 우리가 한편에 묻어두고 넘어갔던 사건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고민을 담아 시즌2의 에피소드들을 정하고 작업했죠.”
‘모범택시2’에는 성착취물 공유방 사건, 해외취업 청년 감금 폭행 살인사건, 노인사기, 불법 청약과 아동 학대, 사이비 종교, 대리수술, 클럽 게이트, 복지원 인권유린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범죄’를 재조명했다.
이 중 클럽 게이트 에피소드는 가수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를 연상시켰고, 사이비 종교 에피소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해 관심을 모았다.
오상호 작가는 “방송 전 고지 멘트처럼, 방영된 모든 인물, 내용 등은 사실이 아니며 허구”라고 강조하며 “그런데 만약 어떤 사건이 떠오른다면, 그것은 매우 안타깝고 무서운 일이다.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오랫동안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범택시’에서 삶의 절벽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무지개 운수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의 희망은 공권력이어야 하지 않나. 그렇기에 악마를 잡아야 하는 공권력이 오히려 그들과 결탁했을 때 도심 한복판에 어떤 괴물이 나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결국 그들이 우리의 희망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이 무조건적으로 저를 믿어줬어요. 대본을 건네면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없었죠. 이제훈이 ‘대본에 무엇이 있든 나는 그걸 해내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하더라고요. 표현은 안 했지만 다른 무지개운수 식구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작가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었지만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했죠. 이런 엄청난 믿음을 보내는 분들께 보잘것없는 대본을 내밀 수는 없잖아요.”
‘모범택시’는 시즌1에 이어 2까지 흥행하면서 시즌3 제작이 이미 확정된 상황. 오 작가는 “드라마 오프닝에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일렬로 나올 때, 시골에서 모든 멤버들이 현장에 투입돼 활약을 시작할 때, 의료사고 에피소드에서 모든 멤버들이 병원에 잠입해 들어올 때. 다섯 멤버들이 하나가 돼서 걸어올 때마다 늘 벅찬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지개운수 다섯 명이 없는 모범택시는 상상하기 힘들다. 반대로 이 다섯 명이 함께라면 더없이 즐거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다시 가자고 하면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3를) 준비할 것 같다”라고 밝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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