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더딘 아이라면…하루에 15분만 ‘이것’ 해보세요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4. 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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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지연 유병률 6명 중 1명꼴
5세이상 지속되면 자폐로 번질수도
부모가 1~2개 장난감으로
집중력있게 놀아주는 것 필요

내 아이가 또래보다 언어 발달이 느리거나 정서적 상호작용을 어려워할 때 부모는 걱정에 휩싸인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여러 치료센터를 전전하며 의료진에게 막막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발달지연과 관련해선 병원에 다니는 것보다 더 확실한 치료법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부모와의 교감이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하루에 최소 15분씩은 아이와 함께 놀아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는 최근 ‘느린 아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발달 촉진’이라는 주제로 대한재활의학회와 함께 온라인 강좌를 개최했다. 발달지연 영유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바람직한 놀이 방법 등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서지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발달 문제를 크게 ‘발달지연’과 ‘발달장애’로 구분했다. 발달 지연은 또래 아동보다 대·소근육운동, 언어·의사소통, 인지, 사회성 감정 등이 25%가량 더딘 상태를 말한다.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몸이 아파 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해 학습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아이들이 주로 발달지연을 겪는다. 서 교수는 “발달지연의 유병률은 6명 중 1명꼴로 생각보다 확률이 높다”며 “발달지연의 원인으로는 뇌병변, 유전질환, 환경요인, 영양결핍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문제는 발달지연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이는 발달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부문의 발달지연은 뇌병변 장애나 지체 장애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언어 부문의 발달지연은 지적 장애나 자폐성 장애 등으로 번질 확률이 크다. 만약 아이의 나이가 5살이 넘었는데도 발달지연의 양상을 보인다면 발달장애 단계에 들어선 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의 균형잡힌 발달을 유도하려면 먼저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9개월인데 옹알이를 하지 않는다든가 18개월인데도 걷지 못한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서 교수는 “발달 문제는 장기간 방치할수록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발달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서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동시에 가정에서도 치료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노는 것이 꼽힌다. 아이가 부모를 따라 몸을 움직이면 대근육과 소근육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부모와 소통하는 과정에선 언어력과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관심을 유도한 상태에서 장난감 1~2개를 가지고 아이와 하루 15분씩 놀아줘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집중’이다. 아이의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고 부모의 말과 행동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또 다른 장난감이 아이 손에 닿는 위치에 있거나 혹은 갖고 노는 장난감 개수가 너무 많으면 아이의 집중력이 분산돼 놀이 효과가 떨어진다. 한 가지 더 유념해야 할 것은 이때 아이와 부모가 얼굴을 마주봐야 한다는 점이다.

박시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언어치료사는 “아이의 놀이방을 보면 책상이 벽을 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부모가 아이의 옆이나 뒤쪽에서 놀아줄 수밖에 없다”며 “아이가 부모를 마주 보고 지내야 말과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5분의 놀이시간을 별도로 갖는 것 외에도 매순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 밥이나 간식을 먹을 때, 목욕할 때, 로션 바르고 옷을 갈아입을 때 부모가 아이에게 순서를 알려주고 관련 단어들을 반복해서 말해주면 아이가 쉽게 습득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언어 수준에 맞춰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면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반응해주면 된다. 다만 아이에게 “따라해봐”라는 식의 강요는 언어 발달을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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