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대 경쟁서 자취 감춘 ‘친명 마케팅’…이유는?

변문우 기자 2023. 4.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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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홍익표’ 2파전, 이원욱·김두관 가세…친명 후보 실종
우상호 “계파전 아닌 개인전”…결선투표 시 ‘중립 후보’ 유리 관측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익표(왼쪽부터)·박광온·이원욱·김두관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포스트 박홍근'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 등 각종 악재가 겹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는 이를 수습하고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막중한 숙제를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눈이 띄는 점은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선 전당대회가 '친명-친낙(친이낙연)' 대리전으로 불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야권 일각에선 경선주자들이 각종 리스크에 연루된 이 대표로부터 거리를 두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이심'(이재명 의중)을 내세우는 것보다 '통합형 원내대표'를 지향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판세는 '박광온-홍익표' 양강 구도가 유력하다. 여기에 이원욱·김두관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다. 홍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18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박 의원과 이 의원도 이날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후보들의 강점과 특징은 '4인4색'이다. 박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계와 '민주주의 4.0'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원내대표에 도전해 고배를 마신 만큼 동정표도 기대하고 있다. 홍 의원은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등 조직표심을 다지고 있다.

이 의원도 '민주당의 길'을 주도했던 만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지지를 받고 있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친문계인 김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군 중 자신이 지도부와 소통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이중 확실한 친명계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을 내세우는 '친명 마케팅'도 실종된 상태다. 앞선 전당대회가 '친명(박홍근)-친낙(박광온)' 대리전으로 불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친명계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도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가는 것을 우려해 친명계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않은 것 같다"며 "김두관 의원도 본인이 친명색이 진하다고는 하지만 친명계임을 자처하거나 내세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우상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엔 '친명-비명' 세력전이 아니고 개인전"이라며 "박광온·홍익표 의원도 모두 이낙연 캠프를 했던 사람들이고 계파가 뚜렷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후보들의 지지세를 잘 모르겠다. 어디가 유리하고 불리한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계파 마케팅이 실종된 이유로 민주당 원내에 중도 세력이 많아진 점을 꼽았다. 우 의원은 "친명-반명 마케팅을 해봤자 (표심에) 소용없다. 이재명 대표 직계파 의원은 25~30명 정도밖에 안 된다"며 "우리 당은 친명 30명, 비명 30~35명이고 나머지 100명은 중립지대다. 양쪽에 속하지 않은 의원이 더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결선투표 시스템이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민주당은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자를 뽑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또 코로나19 상황으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때 도입했던 모바일 투표는 이번에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변수들로 야권에선 원내대표 경선 향방이 오리무중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 의원도 "이번 경선에서 후보가 4명이나 나온 만큼 결선투표는 거의 확실히 갈 것"이라고 봤다.

야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돈 봉투 파문'의 여파가 경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명계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돈 봉투 리스크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이심송심(李心宋心)'으로 끈끈한 관계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원내 경선인 만큼 이 대표 리스크에 연루돼 특정 표를 얻거나 잃지 않고 안정적으로 가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돈 봉투 리스크가 원내대표 경선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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