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머리 나게 해준다더니.." 600만원 태운 탈모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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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는 '탈모 전문 네트워크', '확신, 이제 기적이 아니라 A사입니다'라며 자사 제품이 탈모에 효과가 좋다고 자부했다.
황씨는 고민 끝에 탈모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A사를 방문했다.
황씨는 "A사에서 '선생님'이라 불리는 B씨가 지시하는 대로 1~3달에 한번 방문해 24만원 상당의 탈모약을 구매했다"면서 "그렇게 약 600만원을 썼지만 나와 어머니의 탈모 증세는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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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관련 사건 수사
탈모 불법 광고 횡행..3년간 9600건
[파이낸셜뉴스] #. '세계 모든 국가를 통틀어 탈모 예방 효과를 보장하는 유일한 곳, A사'
평소 탈모로 고민이 많았던 황성우씨(41·가명)가 지난 2016년 말 인터넷상에서 발견한 한 탈모 치료 업체의 홍보 문구다. 업체는 '탈모 전문 네트워크', '확신, 이제 기적이 아니라 A사입니다'라며 자사 제품이 탈모에 효과가 좋다고 자부했다. 황씨는 고민 끝에 탈모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A사를 방문했다. 치료는 장기간 이어졌고 치료비 600만원을 썼지만 탈모는 나아지지 않고 악화되기만 했다. 회사가 사라지고 대표도 잠적하자 결국 황씨는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광고만 믿고 탈모 시술을 받거나 치료제를 사는 탈모인들이 불법·과장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탈모 고민이 심한 경우 과장광고로 의심이 가더라도 일단 치료제를 사먹거나 바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적발한 탈모 관련 판매 불법 광고 건수는 9622건으로 확인됐다. 이중 의약품 광고 건수가 39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이 2973건, 식품 2654건, 의료기기 74건으로 뒤를 이었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에도 부당광고 등 온라인 게시물 집중 점검 결과 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212건의 거짓·과장광고를 밝혀내기도 했다. 이중 ‘허가나 인증을 받지 않고 탈모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적발된 사례가 60건이었다. 같은 해 11월엔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온라인에서 샴푸를 광고·판매한 사례를 점검해 172건의 접속을 차단하고 행정처분을 의뢰한 바 있다.
본지가 만난 황씨의 경우도 유사한 사례다. 황씨는 '탈모 예방 효과를 보장하는 유일한 곳'이라는 광고를 보고 어머지와 함께 A사에 들렀지만 부작용을 겪었다. 황씨는 "A사에서 '선생님'이라 불리는 B씨가 지시하는 대로 1~3달에 한번 방문해 24만원 상당의 탈모약을 구매했다"면서 "그렇게 약 600만원을 썼지만 나와 어머니의 탈모 증세는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추가 치료가 이어졌지만 황씨 어머니의 탈모 증세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걷잡을 수 없이 더 빠지기 시작했다. 황씨의 연이은 항의에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는 답만 반복하던 A사는 머지않아 연락처를 바꾸고 사무실 문을 닫는 등 잠적해버렸다.
황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A사 대표 B씨와 공동 운영자 C씨를 화장품법·약사법 위반, 사기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1년 가까이 수사 중이다. 증거를 모으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황씨는 B씨가 과거에도 탈모 사기 관련으로 처벌받았었단 사실을 파악하기도 했다.
황씨는 긴 탈모 치료로 남은 것이 '어머니의 우울증'밖에 없다며 한탄했다. 그는 "머리가 다 빠져버린 탓에 어머니는 요즘 모자만 쓰고 다니신다"며 "탈모 사기로 우울증이 심해져 아예 삭발을 고민하시기도 했다"고 했다. 또 "A사의 광고와 유혹에 속아 비전문적인 처치가 이어졌고, 탈모가 호전되지도 못한 채 적절한 치료 기회마저 놓쳐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탈모 관련 의약품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해 피해 구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또 허위·불법·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자 양산을 방지하도록 식약처 등에서 모니터링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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