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추메? 김동현 "오징어 추가 메추리알"[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이연호 2023. 4. 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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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추메'-'오늘의 추천 메뉴', '점메추'-'점심 메뉴 추천'
'저메추'-'저녁 메뉴 추천', '회메추'-'회식 메뉴 추천'
'군싹'-'군침이 싹 돌다', '단짠'-'달고도 짠맛',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성웅과 화빈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말은?

<성웅: 봄 되고 따뜻해지니 나른해지고 덩달아 입맛도 없네.

화빈: 냉이된장국에 꼬막무침 어때.

성웅: (_)?>

1)설참 2)오추메 3)가네다 4)빵커

정답은 2번 ‘오추메’이다. 신조어 ‘오추메’ 뜻은 ‘오늘의 추천 메뉴’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하는 ‘오늘 뭐 먹지?’라는 고민에 적절한 음식명과 함께 자신 있게 꺼낼 수 있는 신조어다. 상대에게 선제적으로 메뉴 추천을 부탁하며 ‘오추메 있니?’처럼 쓸 수도 있다. ‘오메추’로 바꿔 쓸 수도 있다.

메뉴 추천과 관련한 파생어들은 몇 가지 더 있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즐거움 중 하나인 점심시간을 앞두고 메신저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점메추(점심 메뉴 추천)”를 외치는 상황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점심 메뉴 뭐가 좋을까?’, ‘점심 메뉴 추천해 줘’, ‘점심 뭐 먹지?’와 같은 뉘앙스의 말들을 단 세 음절로 줄여 ‘점메추’로 표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저메추’는 ‘저녁 메뉴 추천’을, ‘회메추’는 ‘회식 메뉴 추천’을 가리킨다.

격투기 선수 출신의 방송인 김동현은 과거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서 신조어 퀴즈 중 ‘오추메’가 문제로 나오자 “와 진짜 처음 들어보네”라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오징어 추가 메추리알”을 정답으로 제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MC 붐이 “자 여러분 식당에 뭐가 있어요?”라며 힌트를 주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듯 손뼉을 크게 치면서 “오늘의 추가 메뉴”를 외치며 상품으로 간식을 획득했다. 개그맨 박명수도 과거 한 예능 방송에서 ‘오추메’ 문제에 “오나미 추위에 메(매)우 약하다”며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며 출연진들을 폭소케 했다.

이 밖에도 음식과 관련한 신조어들은 많은데, ‘군싹’은 ‘군침이 싹 돌다’는 뜻으로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쓸 수 있는 말로는 ‘(개)꿀맛’도 있는데,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은 ‘꿀맛’을 ‘꿀처럼 달거나 입맛이 당기는 맛’으로 ‘개꿀맛’을 ‘매우 맛이 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

음식의 구체적 맛을 표현할 때 쓸 수 있는 말로 ‘단짠’도 있는데, 우리말샘은 이 단어를 ‘음식 따위가 달면서 짠맛이 날 때 쓰는 말’로 정의한다. ‘단짠’은 활용 범위가 넓은데 우리말샘에 게재된 ‘단짠’ 관련 신조어들로는, ‘단짠 매력(차가우면서도 다정한 행동으로 마음을 사로잡거나 겉모습은 번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불쌍하여 마음을 끄는 등 상반된 두 가지 매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단짠 연애(좋은 일과 나쁜 일을 같이 겪어서 행복하기도 하면서 힘들기도 한 연애)’, ‘단짠단짠(단맛과 짠맛이 번갈아 나는 맛. 또는 그런 음식.)’, ‘짠단짠단(짠맛과 단맛의 순서로 음식을 번갈아 먹을 때 쓰는 말)’이 있다.

맛있는 튀김의 맛을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말인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도 음식 관련 신조어 하면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쓰는 말이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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