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오면 장애 학생은 더 힘들다···경제 부담 늘고 교육 어려워져
특수교사 69% “장애학생, 교육기회·여건 불리”
“(아이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걱정이 많아서 악몽도 꾸고, 무섭다고 했어요. 제가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자주 갔었는데 일절 안 나가려고 하는 거예요. 감염된다고. (중략) 바이러스 때문에 너무 손을 자주 씻는 거죠. 그래서 (손이) 다 트고...”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의 ‘위드 코로나 시대 장애 학생 교육격차 실태조사 및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입법·정책 과제’ 보고서에 실린 장애 학생의 사례다. 장애 학생들에게 코로나19의 두려움은 유독 더 컸다. 변화한 환경이 불안을 키웠고, 소통이 차단돼 혼란을 낳았다. 외부활동과 상호작용이 제한되면서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도 어려워 가정과 학교의 부담이 늘었다.
19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5일부터 20일까지 장애 학생 학부모 478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0.2%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추가 돌봄을 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학습 결손 보충을 위해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는 등 경제적 부담이 늘었다는 대답도 54.3%였다. 정서 관리 등 학업 외 영역에 돈을 더 들였다는 비율도 55.3%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격수업이 진행됐지만, 학부모들은 장애 학생들에게 효과가 높지 않았다고 봤다. 장애 학생이 원격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한 학부모는 57.0%로 절반이 넘었다. 장애 학생이 원격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답한 비율도 55.4%였다.
특수교사들도 코로나19 시기 장애 학생이 온전히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수교사 24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9.3%가 ‘교육기회나 여건에서 장애 학생이 불리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수업 중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꼽았다(65.8%). 장애 학생이 원격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교사도 각각 56.3%, 50.9%였다. 한 특수교사는 “특수학교는 1대1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서로 대면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원격수업에서는) 메신저로 하다 보니까 즉각적으로 피드백이 오기보다는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연구팀은 팬데믹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시기에 나타난 장애 학생 교육의 한계점을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장애 학생의 수업을 위해 마련된 원격수업 플랫폼과 콘텐츠가 장애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지 지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 학생의 교육성과를 회복하기 위해 학교 안팎의 다양한 전문가, 프로그램, 시설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제 정비가 요구된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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