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낭비’ 오명 함평 황금박쥐상, 금값 뛰자 27억→137억 ‘껑충’

19일 오전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생태전시장에 순금(24k) 162㎏으로 만들어진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남 함평군에서 순금(24k)으로 만든 황금박쥐상이 제작 초기 ‘예산 낭비’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1999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서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황금박쥐가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에 함평군은 2008년 관광 상품화를 위해 황금박쥐상을 약 30억원을 들여 제작했다. 당시 재료로 쓰인 순금 매입 가격으로만 27억원이 들었다.

황금박쥐상은 순금 162㎏과 은 281㎏ 등으로 제작된 대형 조형물로 가로 1.5ｍ, 높이 2.1ｍ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으로 만든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제작 의도와 달리 전시관 접근성이 떨어져 관람객 수가 많지 않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금값이 오를 때마다 황금박쥐상 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기준 금 시세는 그램(g)당 8만4888원이다. 황금박쥐상은 매입 가격보다 5배가량 오른 137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금박쥐상은 보안을 이유로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평소에는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보관하면서 일부 행사에만 한시적으로 공개해왔다. 지난 2019년 절도 범행의 표적이 되는 등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는 28일부터 개최되는 함평나비축제 기간에는 일반 관람객에게도 공개한다.

함평군 관계자는 “금값이 상승하다 보니 황금박쥐상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많다”며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한 전시 장소를 물색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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