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4·19 기념사 "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 사기꾼에 농락안돼"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이례적으로 부산지역 4·19 혁명을 주도했던 부산고등학교의 11명의 공적을 확인, 포상이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3.4.19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63주년 4·19 기념식 기념사에서 “거짓 선동과 날조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은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세계 곳곳에서 저희는 많이 봐왔다. 이러한 거짓과 위장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야권 일각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먼저 “독재와 전체주의 체제가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쓴다고 해도 이는 ‘가짜 민주주의’”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는 늘 위기와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 세계는 허위 선동, 가짜뉴스, 협박, 폭력 선동 이런 것들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4·19 혁명 정신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이 됐다”며 “정부는 어느 한 사람의 자유도 소홀히 취급돼서는 안 된다는 4·19 정신이 국정 운영뿐 아니라 국민의 삶에도 깊이 스며들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19 유공자들을 한 분, 한 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후세에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오늘 기념식은 10주기 기념식에만 대통령이 참석하던 관례를 깨고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당선인 신분으로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국립묘지에 안장된 507위의 유영(遺影)이 봉안된 유영봉안소를 찾아 참배했다. 역대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중 유영봉안소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고인들의 사진을 살펴본 다음 방명록을 작성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4·19혁명 공적자 5명에 대해 직접 건국 포장증을 수여했다. 앞서 정부는 처음으로 4·19혁명이 전개된 지역의 학교기록 조사 등 현지 조사를 실시해 공적이 확인된 31명에게 건국포장을 서훈했다. 특히 부산지역 4·19 혁명을 주도했던 부산고등학교의 11명의 공적을 확인하고 포상을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퇴장할 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춘천농과대학 재학 중 학생회 간부들과 부정선거 규탄시위를 벌인 전상근 씨에게 공로자 포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