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쏠 우주발사체는 '화성' 탄도미사일?
북한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은 자리에서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을 우주발사체용으로 전용, 위성 발사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동지께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시였다"며 그 자리에서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다그쳐 끝내며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 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 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을 보면 '군사정찰위성' 사진과 제원 등을 소개한 대형 모니터 화면이 있는데, 제원은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모양은 육각형 형태로 위쪽에 태양전지판 4개가 펼쳐져 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은 "전체적인 면적이 광명성-3호(2012년 발사)나 4호(2016년 발사) 보다는 훨씬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만큼 전력 생성량이 증가해, 과거에 비해 고성능의 전자광학카메라와 전기전자장치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상단에 2개의 원통형 물체가 돌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2기의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추정되며, 중량은 최소 300kg급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발사체의 외부 형상에서 1단 추진체의 직경은 2단이나 3단보다 두꺼우며, 페어링(덮개) 부분 직경이 상당히 두꺼운 것으로 보아 상당한 크기의 위성 또는 다수의 소형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중형급 위성발사체로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본래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일정 부분 기술을 공유한다.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쏴 올린 소련의 R-7도 본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었으며, 미국이 우주 개발에 활용한 타이탄이나 아틀라스 로켓도 ICBM이다.
다만 우주발사체는 강력한 추력이 필요한데다 그 추력을 조절할 필요도 있어 대부분 액체연료 로켓이 쓰인다. 선진국의 ICBM은 미국의 미니트맨 3, 러시아의 토폴-M처럼 현재는 대부분 고체연료 기반으로 바뀌었다. 아틀라스 로켓은 ICBM으로서는 퇴역했고 우주발사체로는 아직 현역이다.
장 센터장은 "이 정도 크기라면 고체가 아닌 액체추진제 위성발사체가 맞으며, 화성-14·15·17형 ICBM에 사용하는 백두산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궤도에 최소 1톤 이상의 위성 탑재체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예상된 수순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140tf(톤포스, 중량당 추력)급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던 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는 북한군사포럼이 열렸다. 이상민 북한군사연구실장(육군대령)은 "결국 고체추진 ICBM, 2017년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북한판 토폴-M이나 중국의 DF-31A를 닮은 고체추진 ICBM을 목표로 개발하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성-15형이나 17형은 우주발사체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고 설명했었다.
북한은 이에 대한 후속 수순으로 지난 2월 고체연료 기반으로 추정되는 ICBM을 열병식에서 공개, 지난 4월 13일 시험발사하고 그 다음날 이 미사일이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이라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나라들이 액체연료를 거쳐 고체연료 미사일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결국 북한도 화성-18형과 같은 고체연료 ICBM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19일 보도에는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방문에 '조선인민군 정찰총국 기술정찰국 지휘성원들'이 동행했다고 언급돼 이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찰총국은 북한군 산하의 정보기관으로, 노동당 산하의 통일전선부 등과 함께 남파간첩을 자주 보내 우리에게도 악명높은 조직이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의 5대 정보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첩보위성의 연구개발·발사·운용을 도맡는 국가정찰국(NRO)와 유사해 보인다"며 "우리 군에서 정찰위성체계 관제 임무를 맡고 있는 공군 우주작전대대가 지난해 12월 출범한 것 등에 대응한 조직 개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찰위성은 국경감시, 군사표적 감시, 표적 변화 탐지 및 식별, 작전지도 작성, 공격효과 분석 등의 역할을 맡는데 우리도 고해상도 군사용 정찰위성 5기(425 사업), 초소형 정찰위성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5월 누리호 발사가 예정돼 있어 북한이 경쟁적으로 먼저 개발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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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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