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민주당 내홍…초선 의원들 "수사만 기다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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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터진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자체 진상규명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당 자체 진상 규명에도 나서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송 전 대표 시절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에 연루된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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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터진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자체 진상규명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당 자체 진상 규명에도 나서라"고 주장했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조기 귀국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송 전 대표는 조기 귀국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주말인 오는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모임인 더민초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공개되는 녹취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당에 아직 구태가 남아있다면 일소하고,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는 조속히 귀국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더민초는 이어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민초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수사권이 없는 당 자체의 사실 규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우리 당 스스로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초가 요구하는 '당 자체 진상규명'은 이 대표 등 지도부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추진하지 않은 방안이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 규명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자체 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제 수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검찰이 핵심 당사자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상황에서 언제든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아무리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들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언제든지 또 공개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럴 경우 '제 식구 감싸기' '꼬리 자르기' 등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당 지도부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답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주축인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입장문을 냈다. 더미래는 송 전 대표를 향해 "전당대회 사건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주말에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다"며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당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 권고, 출당 조치를 했던 전례에 비춰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송 전 대표 시절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에 연루된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를 한 바 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집권당의 특권을 없애고 수사기관에서 결백을 증명하고 오라는 탈당 권유는 정무적 결정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탈당을 거부하는 의원을) 최대한 설득해 빠른 시일 내에 선당후사 관점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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