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발생하는 엠폭스 확진자…감염경로 대부분 성접촉
원숭이두창에서 이름이 바뀐 엠폭스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여행력 없이 지역사회 전파를 통해 감염된 확진자들이 연이어 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오늘(19일) 기준 국내 엠폭스 확진자가 2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3명의 확진자가 추가된 지 하루 만입니다.
추가로 확진된 2명은 지역사회 감염 추정 환자로 모두 내국인입니다. 17번째 확진자는 서울에 살고 있으며, 피부병변과 통증 증상을 보여 검사 후 확진됐고, 18번째 확진자는 경기도 거주자로 피부병변과 발열 증상이 나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내 엠폭스 확진자는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는데, 지난 7일 확진된 6번째 확진자 이후 발생한 환자 13명 모두 증상 발생 3주 이내 해외여행력이 없어 국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사례로 보입니다.
이들 13명의 거주지는 서울 5명, 경기 3명, 경남 2명, 경북 1명, 대구 1명, 전남 1명이었습니다.
■ 감염경로 대부분 익명의 사람과의 성접촉 등 밀접접촉
질병청은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대부분은 고위험시설 또는 모바일 앱 등을 통한 익명의 사람과의 성접촉 등 밀접접촉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18명 중 15명은 피부접촉, 성접촉 등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명은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 나머지 1명은 환자를 치료하다가 주사침에 자상을 입은 사례였습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질환이 잠복기가 길고 은밀한 방식으로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질환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고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이들을 찾는 것보다 성접촉 등 밀접접촉의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진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겁니다.
■ 고위험군 중심 예방활동…17개 시도별 치료 병상 운영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자 방역당국은 성 소수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질병청은 확진 환자의 밀접접촉자, 다빈도 이용 시설 내 접촉자를 대상으로 엠폭스 백신 접종을 안내하고 있으며 신속한 병상 배정을 위해 17개 시도별 엠폭스 치료 병상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각 시도별로 5개 이상 병상을 지정하되 환자 발생이 많은 시도는 10개 이상을 지정하도록 했습니다.
질병청은 또 성소수자 등 고위험군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관리 단체와 협업해 엠폭스 질환 특성과 예방수칙을 알리는 등 홍보를 대폭 강화했으며 고위험군 이용 시설과 모바일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감염 예방수칙 준수 안내문을 제작해 배포했습니다.
질병청은 의료인을 대상으로는 국내외 확진 환자의 의심증상, 임상경과 등 특성과 발생 동향을 담은 엠폭스 진단 안내서를 배포하고 의심 증상시 방문 가능성이 높은 감염내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항문외과 등에 세밀한 증상 감시와 적극적인 의심환자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 국내 엠폭스 확진자 주요 증상은?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발생한 엠폭스 확진자들의 주요 임상 증상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확진자들의 주요 임상 증상으로는 항문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 피부병변(궤양, 종창, 발진)이 많았고, 발진은 모든 확진자에게 나타났습니다.
또 확진자들 중엔 증상 초기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의 증상 또는 전조 증상 없이 항 생식기 발진만 단독으로 발생하거나 발진 후 전신 증상이 발현되는 사례도 있어 엠폭스 초기 진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되고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의심환자와의 밀접접촉 등 위험요인과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상담해 달라"며 "모르는 사람들과의 밀접접촉(피부·성접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엠폭스는 주로 피부·성접촉 등 제한적인 감염경로로 전파가 이뤄진다"며 "전파 위험도가 낮고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과도한 불안보다는 감염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 엠폭스 주로 남성이 확진…WHO 통계자료도 공개
질병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 환자 특성을 분류한 통계 자료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어제(18일) 기준 7만 7,740명의 엠폭스 확진자 중 남성이 96.4%였으며, 그중 18~44세의 남성이 79.2%를 차지했습니다.
확진자 중 성적 지향이 확인된 3만 438명 중 84.1%는 남성과 성관계한 남성이었고, 7.8%는 양성애자인 남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확진자의 3.6%는 여성이었고, 성적 지향이 확인된 여성 1,021명 중 이성애자가 96%로 나타났습니다.
또 엠폭스 감염경로가 조사된 사례를 놓고 보면, 전체 1만 8,946명 중 성적 접촉이 82.1%로 가장 많았고, 사람 간 전파가 13.2%, 기타 2%, 오염된 매개체 접촉 1.7%, 의료 관련 0.4% 순이었습니다.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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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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