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명이 뭐길래... 아파트 이름에 ‘마포’ ‘목동’ 넣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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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상황이 변함에 따라 기축 아파트들 사이에서도 단지명 변경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행정구역 내 다른 명칭으로 변경을 추진하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동이나 시 단위로 다른 지역임에도 '랜드마크' 급 명칭을 가져다 쓰는 경우도 적잖이 생겨났다.
기축 아파트의 경우 단지명 변경 시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 때문에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입주민들은 '목동센트럴롯데캐슬'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 2년간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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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명 변경으로 아파트 가치 상승 기대
부동산 시장 상황이 변함에 따라 기축 아파트들 사이에서도 단지명 변경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행정구역 내 다른 명칭으로 변경을 추진하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동이나 시 단위로 다른 지역임에도 ‘랜드마크’ 급 명칭을 가져다 쓰는 경우도 적잖이 생겨났다. 단지명 변경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신촌그랑자이’ 아파트는 최근 ‘마포그랑자이’로 단지명을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다. 현재 아파트 소유자 동의율이 80%를 넘었고, 임대주택 주민들도 대부분 이름을 변경하는 데 동의했다. 2016년 이 아파트 분양 당시만 해도 신촌은 인근 대학 등 영향으로 ‘젊음’ 등 좋은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집값 급등으로 위상이 올라가면서 주민들은 아파트명에 ‘마포’를 붙이기로 한 것이다.
이같이 같은 지역 내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다른 행정구역의 이름을 신축 아파트명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 목동 옆 신월동, 신정동의 신축 아파트 상당수 단지에는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래미안목동아델리체’ ‘호반써밋목동아파트’ 등 이름이 붙어 있다. 기축 아파트의 경우 단지명 변경 시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 때문에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입주민들은 ‘목동센트럴롯데캐슬’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 2년간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다른 동네 기축 아파트도 떠오르는 랜드마크 이름 붙이기에 나선 지 오래다. ‘숲세권’의 인기에 성동구 행당동과 금호동 일대 신축 아파트에는 ‘서울숲’ 명칭이 붙은 곳이 많다. 금호동의 ‘서울숲푸르지오’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행당동의 ‘서울숲행당푸르지오’ ‘서울숲한신더휴’ 등이다. 대부분 2000년대 후반에 지어진 단지들인 이들 단지에서 성수동에 있는 서울숲까지는 중랑천을 건너야 갈 수 있다.
방화동 구축 아파트들도 ‘마곡’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당초 행정구역인 ‘방화’를 쓴 단지들이 더러 있었지만, ‘마곡삼성래미안’ ‘마곡청구’ 등으로 단지명을 변경했다.
아예 다른 시의 랜드마크명을 신축 단지 이름으로 따온 곳도 있다.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와 향동지구의 신축 아파트 대부분에는 ‘DMC’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서울이 아닌 고양시에 속하지만,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단지명에 붙였다. DMC는 덕은지구, 향동지구와 각각 2km가량 떨어져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결국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유명 지명을 아파트에 붙이면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한 것이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목동의 경우 대출규제 등이 풀리자 신월동의 신축 아파트가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상승장 때는 아파트명이 어떻든 모든 아파트의 가격이 동반상승하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랜드마크 명칭을 사용해 바뀐 단지명이 가격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진입을 고려하는 외지인들이 첫 인상으로 접하는 단지명에 주변 랜드마크를 상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눈속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 행정구역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를 하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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