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은퇴 해프닝' 몸도, 마음도 지친 김민재, 클린스만 감독 만나 '활짝'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7·나폴리)가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을 만나 활짝 웃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9일(이하 한국시각) SNS를 통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클린스만 감독과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가 나폴리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나폴리-AC밀란 경기를 관전하며 김민재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 김민재, 스트링가라 코치가 나란히 서서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모두 미소를 품은, 밝은 표정이었다.
3월 A매치를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14일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파를 체크하기 위해서 였다. 15일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시작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아 손흥민을 직접 만났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동행했다. 클린스만 감독 기를 받은 손흥민은 득점포를 가동했다.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16일에는 스코틀랜드 킬마녹으로 건너가 셀틱의 공격수 오현규를 만났다. 세번째 여정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클린스만 감독의 이번 유럽 출장의 핵심 포인트였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을 마친 후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한 바 있다. 당시 김민재는 "힘들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졌다. 축구적으로 힘들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표팀 은퇴설로 와전되며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후 김민재가 SNS를 통해 해명했지만, 파장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손흥민과 불화설까지 겹쳤다. 김민재가 손흥민의 계정을 언팔했고, 이후 김민재는 다시 한번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김민재는 결국 무너졌다. 나폴리 이적 후 철옹성 같은 수비력을 보였던 김민재는 공교롭게도 그 주 무려 4골이나 먹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탈리아 입성 후 가장 최악이었다. 다행히 이후 흐름을 찾으며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심리적으로 요동쳤다는 것은 한국축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 우승, 더 나아가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을 노리는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 김민재는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월드클래스로 성장한 김민재는, 특히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아시아권 팀과의 경기에서 더없이 소중한 존재다.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김민재 관리가 절실했다. 소통에 강점을 보인 클린스만 감독의 진가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19일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만났다. 당초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지만, 김민재는 1차전에서 경고를 받으며 경고누적으로 이번 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는 헤어초크 코치가 아닌 스트링가라 코치와 함께 했다. 스트링가라 코치는 이탈리아에서 주로 활동했다. 클린스만 감독, 스트링가라 코치는 출전이 불발된 김민재와 함께 이 경기를 관중석에서 관전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사진 속 표정은 모두 밝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지막으로 고국 독일로 건너가 코리안 분데스리거를 보고 온다. 22일 이재성이 뛰고 있는 마인츠와 바이에른 뮌헨, 23일 정우영이 속한 프라이부르크와 샬케의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한편, 나폴리는 김민재 부재 속, 결국 UCL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나폴리는 19일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벌어진 AC밀란과의 UCL 8강 2차전서 1대1로 비겼다. 원정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나폴리는 1, 2차전 합계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나폴리는 전반 43분 역습 상황에서 올리비에 지루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나폴리는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35분 얻은 페널티킥 기회를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가 놓치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빅터 오시멘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창단 첫 UCL 8강에 오른 나폴리는 역시 첫 4강을 노렸지만, 김민재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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