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손님 많아서 안 돼” 휠체어 장애인 탑승 거부한 코레일
승무원 “입석 손님 많아 환불하라”
코레일 탑승 거부 논란되자 ‘사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15일 무궁화 열차 전동휠체어 좌석을 정상발권한 지체장애인 승객의 탑승을 거부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코레일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수원역에서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예매한 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재시행하고, 도우미 서비스 신청 시 열차 이용현황을 확인 후 탑승가능한 열차를 사전에 안내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창간한 언론사 <소셜포커스>의 논설위원 조봉현씨(59)는 지난 15일 서울로 향하는 무궁화호 탑승을 위해 수원역을 찾았다. 그는 현장에서 오전 11시38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1282 열차표를 발권했다. 해당 열차에는 전동휠체어 장애인 전용 좌석이 있었다.
조씨는 탑승을 위해 승강장에 도착한 뒤에야 역무원으로부터 “입석손님이 가득 차 탑승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역무원은 그에게 “표를 환불받으라”고까지 말했다. 조씨는 결국 발권까지 한 상태에서 열차에 탑승할 수 없었다. 그는 기존에 발권한 열차를 환불한 뒤 14분 뒤에 도착하는 다른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조 논설위원은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역무원은 “주말이고, 입석손님이 많아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탑승시킬 수 없다고 핑계를 댔다”면서 “휠체어 승객이 도저히 탑승할 수 없을 만큼 불가항력적이 상황이 생겼다면 미리 휠체어석이 발매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했어야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석 손님이 많다는 이유로 휠체어석 발매를 막는 것 또한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상 리프트 이용이 필요한 휠체어 장애인이 열차를 발권하고 탑승할 경우 고객지원실은 열차 승무원에게 탑승고객 정보를 전달하고 열차가 정차하는 동안 탑승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조씨의 경우 전동휠체어 장애인이기 때문에 별도의 좌석이 필요하지 않고 전동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공간만 확보되면 탑승에 무리가 없다. 코레일은 그러나 전동휠체어가 놓여야 할 공간까지 입석 손님이 있다는 이유로 정상적으로 발권까지 한 휠체어 장애인의 탑승을 거부한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 맞고 불편을 겪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해당 역무원을 상대로 진상조사 등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시 무궁화호 1282열차는 전체 3량으로 편성된 열차로 약 400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입석승객만 188명에 달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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