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억 번 배민, 라이더 배달료 9년째 동결…사무직은 근무시간 차별”

조해람 기자 2023. 4. 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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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사무직 첫 공동행동 나서
기본배달료 9년째 3000원 동결
사무직은 근무지따라 차별 대우
한 배달 노동자가 잠시 멈춰 서서 종이에 무언가 쓰고 있다. 한수빈 기자

배달 플랫폼 업체 ‘배달의민족’ 라이더들과 사무직 직원들이 “사측이 이윤을 나누지 않고, 직원들을 차별한다”며 공동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배달 플랫폼 업체에서 라이더와 사무직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는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배달서비스 운영사)과 라이더 15차례, 사무직 2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했지만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만 고수했다”며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 공고 후 24일부터 27일까지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배달의민족 측이 막대한 이윤을 벌었는데도 라이더 기본배달료를 9년째 3000원으로 동결 중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배달의민족은 점유율 70%의 사실상 독점기업이고 2022년 영업이익이 4200억”이라며 “최근 배달앱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빅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4.15%, 요기요는 23.2%, 쿠팡이츠는 46.7%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노조는 기본배달료 40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배달료 인상분이 이용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를 두고는 “고객의 배달비를 올려서 기본배달료를 올리라는 것이 아니라, 사측이 업주에게 받는 배달비 6000원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비율을 높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경기·인천은 기본배달료가 3000원이지만 다른 지역은 2600~2800원인 점도 차별적이라고 했다.

새로 도입하는 ‘알뜰배달’을 두고도 기존 기본배달료와 동일한 배달료를 라이더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알뜰배달은 근거리 묶음 배달로 배달 비용을 낮추는 배달서비스다. 노조는 “알뜰배달은 기존 일반대행의 묶음 배달에서 이름과 요금체계를 바꾼 것일 뿐 대동소이하다”며 “서울 기준으로 사실상 기본배달료를 2200원으로 낮춘 셈으로, 삭감분을 라이더에게 전가한 것”이라고 했다.

사무직 직원들은 우아한청년들의 ‘주 35시간 근무제’가 차별적으로 적용된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우아한청년들이 지역지점을 폐쇄하며 일부 사무직은 본사로 이동해 주35시간 근무를 적용받았지만, 같은 업무를 하는 또 다른 사무직들은 인근 ‘세기빌딩’ 등으로 옮겨가 주35시간 근무에서 예외가 됐다는 것이다.

안범요 배달플랫폼노조 우아한청년들지회 사무국장은 “본사 구성원들은 주 4.5일 35시간에 주말 고정휴무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세기빌딩과 B마트 구성원들은 주5일 40시간 업무에 스케줄에 따라 익일 새벽까지 근무도 하고 있다”고 했다.

안 사무국장은 사측이 “예전 빌딩(본사) 구성원은 고급인력” “본사 구성원 중 업무 효율이 안 나오는 구성원은 세기빌딩으로 갈 것이고, 세기빌딩에서 일을 잘하는 구성원은 본사로 올 수 있으니 열심히 하라” 등 차별적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결렬이 되면 5월1일 집회와 오토바이 행진, 5월5일 어린이날 경고파업, 소비자 ‘주문파업’ 동참 운동 등에 나서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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