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위로가 필요한 10대들은 '방과 후 전쟁활동' 시청불가라는 건

박생강 칼럼니스트 2023. 4. 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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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이 19세 이상 시청가능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잔인한 순간들을 걷어내면 의외로 <방과 후 전쟁활동> 은 10대를 위로해주는 드라마의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방과 후 전쟁활동> 에서 학교 밖의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거나 대피소로 간 것은 상징적이다.

이처럼 <방과 후 전쟁활동> 은 단순 고어물이라 보기에는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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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전쟁활동’, 잔인하지만 10대에게 위로가 되는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이 19세 이상 시청가능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19세 이상 시청가능 이유는 아무래도 외계 구체의 등장 이후 고어한 장면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잔인한 순간들을 걷어내면 의외로 <방과 후 전쟁활동>은 10대를 위로해주는 드라마의 힘이 있다.

또한 이 드라마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들 역시 지금의 10대들일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10대는 이제 영악한 애어른이나 범죄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직도 대다수의 10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은 멀리에서 보면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들의 일상을 안에서 들여다보면 전쟁터다.

단순히 입시와의 전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SNS를 통해 아름다운 외모에 도달하려는 전쟁, 친구들과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의 비틀림에서 오는 전쟁. 그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며, 과거와 달리 부모는 점점 더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이 작은 경쟁들에서 밀려나면 도태된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런 면에서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학교 밖의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거나 대피소로 간 것은 상징적이다. 이제 그들을 지켜줄 어른들은 없다. 그들은 학교에 고립되어 있으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 드라마는 겉보기에는 외계 구체가 나타나 학생들을 난도질하며 공격하는 SF 고어물이다. 하지만 상징적으로 보면 얄팍하게나마 그들을 지켜주는 학교라는 현실마저 사라졌을 때의 공포를 보여준다. 아이들의 대리부모 역할을 하던 성진고 3-2반 담임 박은영(임세미)의 빠른 죽음이 예시하듯.

하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에는 그런 그들을 북돋아주는 어른이 외부에서 나타난다. 바로 이충호 중위(신현수)와 김원빈 병장(이순원)이다. 그들은 성진고 학생들과 함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아닌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팀으로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초기에 학생들은 훈련을 받으며 이충호 중위에게 반감을 갖는다. 하지만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그들 사이에는 어떤 인간적인 팀워크 같은 것이 싹트기 시작한다.

흥미롭게도 이충호 중위 역시 <방과 후 전쟁활동>의 전개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초반부에 그는 고지식한 정신을 지닌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통제가 되지 않고 계속해서 짜증만 내는 성진고 학생들 앞에서 뭔가 '현타'가 온 어른의 포즈도 취한다. 하지만 위기 안에서 이충호 중위는 점점 성진고 학생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본인도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과 맞서 싸우기에 약한 학생들을 지켜주는 어른이 되기로 한다. 결국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1 마지막 회차에서 그는 학생들을 위해 장렬히 전사한다. 학생들과 쌓아온 성장 드라마 덕에 그의 죽음은 시청자에게 감동과 아픔을 동시에 준다.

이처럼 <방과 후 전쟁활동>은 단순 고어물이라 보기에는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많다. 원작 웹툰과 결이 많이 다르긴 하다. 원작은 학교 배경 고어물 속에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쓴웃음이 있다. 반면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은 고어물의 핏빛을 덜어내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따뜻한 온기의 불꽃을 감추고 있다. 그것 역시 일종의 판타지라 할지라도 10대 시청자들에게는 그런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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