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울산을 놀래킨 대전, K리그의 힌트가 될까?
지난 주말 프로축구에선 대전 하나시티즌의 반란이 단연 화제였다.
8년 만에 1부로 돌아온 대전은 지난 16일 안방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를 2-1로 눌렀다. 울산이 개막 7연승이라는 역대 타이기록에 도전하며 기세를 올린 시점이라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축구 전문가들은 대전(4승2무1패)이 선보인 전술이 선두 울산(6승1패)의 독주를 가로막을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민성 대전 감독이 “우리 팀은 수비를 못한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 이면엔 철저한 분석으로 준비된 세부 전술이 숨겨있기 때문이다. 대전이 괜히 울산에 단 1실점만 내준 게 아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떠오르는 전방 압박이었다”며 “경기 시작부터 울산을 짓누르는 압박 페이스가 시즌 초반보다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전방 압박의 목적은 볼 뺏기다. 실제로 대전은 전반 9분 이현식이 울산 코너킥 부근에서 공을 빼앗아 이진현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대전의 진짜 목표는 울산의 볼 운반 지연이었다. 울산의 가장 큰 무기는 효율적인 패스에서 나온다. 볼을 다루는 도사들이 많은 팀이라 빌드업 수준이 남다르다. 그리고 이 공이 주민규에게 연결되면 결정적인 찬스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지난 2년간 K리그1 최다골(39골)을 자랑하는 주민규는 올해도 3골로 날카로운 골 감각을 자랑한다. 원래 미드필더 출신이라 파생되는 찬스도 주의해야 한다. 대전은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주민규에게 가는 볼 길을 막았다. 울산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뛰어나 모든 패스를 막을 수 없으나 득점도 아닌 슈팅을 0개로 제어했으니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엄원상의 고립도 만족할 만했다.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 그리고 중앙 수비수까지 둘러 싸면서 공간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드리블 장인인 엄원상이 이날 3개의 드리블을 모두 실패했을 정도다. 결국, 홍명보 울산 감독은 후반 28분 엄원상 대신 바코를 투입했는데 체력 안배를 위한 배려보다 돌파구를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물론, 대전의 수비도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활동량에선 울산보다 앞섰지만 공중볼 다툼에서 27-38로 밀리는 한계는 엿보였다. 울산의 장신 공격수 마틴 아담이나 수비수 정승현이 빠지지 않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또 대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반 30분 이후에는 조직력까지 흔들렸다. 후반 42분 울산 바코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슛 그리고 동점골의 주인공 루빅손의 리바운드 슈팅은 이창근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실점에 가까운 장면들이었다. 나머지 팀들이 어설픈 준비 상대로 라인을 끌어올리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다만 대전의 다음 배턴을 물려받는 이라면 부족한 부분도 얼마든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패배를 모르는 유일한 팀인 포항 스틸러스(4승3무)가 22일 울산과 동해안 더비를 기다리고 있다. 공격적인 축구와 짠물 수비라는 두 얼굴을 모두 가진 김기동 포항 감독이 어떤 대처를 들고 나올지 흥미롭다. 포항은 지난해 울산을 상대로 2승을 거둔 유일한 팀이었다.
김 감독은 “대전이 울산을 상대하는 법을 잘 지켜봤다. 울산이 아담과 정승현을 아꼈기에 다른 양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경기가 열리는 날까지 맞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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