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묻지마 흉기 습격' 30대, 항소심서 징역 6년→8년

처음보는 커플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한 3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19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 26일 오후 11시 40분쯤 속초시 영랑호 산책로에서 산책 중이던 20대 시민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외에도 영랑호 산책로에서 또 다른 시민들을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에게 욕설한 혐의, 미국에서 귀국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경찰관을 때린 혐의, 병역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을 통해 A씨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이에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결과 ‘편집성 성격장애가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1심은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 마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불안감을 일으키므로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1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한 검찰 역시 “형이 가볍다”며 재판을 이어갔다.

1심 재판당시 A씨는 ‘30년 동안 실험 쥐로 살았고, 그 사실을 알게 돼 화가 나서 살인미수 범행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당시 재판부는 이를 인용하며 ‘반사회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A씨는 1심재판부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 항소심에서 “그런 사실이 반사회적인 건지, 그런 얘기를 한 제가 반사회적인 건지 헷갈린다”는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늘어놨다.

양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불량하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인터넷에서 살인이나 살인 도구를 검색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원심 공판 절차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고, 당심 공판 절차 진행 중에도 구치소 내에서 규율 위반 행위를 해서 감치 처분을 받기도 했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