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까지 감춘다고?…'아비규환' 中 병원 화재 영상 싹 사라졌다

[베이징=AP/뉴시스] 19일 중국 베이징 펑타이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입이 통제된 병원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현지 언론은 전날 이 병원 입원병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금까지 2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대피했으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2023.04.19.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중국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화재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대부분 삭제됐다.

불을 피해 병원 창문에 매달리거나 외벽 에어컨 실외기에 서서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들이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자 사회 불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영상과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홍콩 명보 및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어제(18일) 밤부터 베이징 병원 화재 영상과 사진들이 모두 비공개 처리됐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은 물론이고 관영매체가 당국의 발표와 함께 보도한 영상과 사진도 밤사이 모두 지워졌다.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영상이 있었던 인터넷 주소를 입력해도 '이 웨이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구만 뜬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관련 내용은 사라졌다.

대신 중국 관영매체들은 베이징 당 서기와 시장이 화재 현장을 지휘했다는 소식이 비중있게 보도되고 있다.

화재 영상 삭제를 비판한 전 언론인의 글도 사라졌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전날 밤 "화재에 대한 사진과 영상을 찾을 수 없는데, 나는 이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국이 영상 자료를 포함해 제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웨이보에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이 글은 사라지고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의 다른 글로 대체됐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