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들 "宋 조기귀국 안하면 가장 강력 조치 취해야"(종합)
더민초 "수사 기다릴 것 아니라 당에서 사실 관계 확인해야"
(서울=뉴스1) 김경민 전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2021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을 놓고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하지 않기로 결정한 자체 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를 겨냥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조기귀국에 대한 입장을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밝힐 예정이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판결문을 인용하며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법행위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벌어졌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최고위원은 "최소한 민주당 당명 아래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자신해 왔는데, 이번 녹취록을 둘러싼 의혹에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며 "그간 정당혁신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 일탈행위로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서 따로 할 말 없다'는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마땅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역시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당대표가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불구하고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의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더구나 본인이 당대표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권고, 출당조치를 했던 전례에 비추어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해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에는 "송 전 대표가 조기에 귀국하지 않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미래는 86그룹(운동권 출신 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당내 최대 연구 모임이다.
아울러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우리 당의 2021년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공개되는 녹취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당에 아직 구태가 남아 있다면 모두 드러내 일소하고,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전 대표는 조속히 귀국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며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지도부가 갖고 있는 자체 조사에 대한 문제 인식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최소한 우리 당이 갖고 있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감찰단을 통해 논의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엔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어떤 기구에서 어떻게 사실을 규명할 것인지는 지도부가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요청한다"고 답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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