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받은 대구 경찰, 영장주의·대법원 판례 근거 '유죄' 주장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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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 대법원 판례 근거"경 "목숨 걸고 열심히 일한 결과가 너무 가혹하다..."
직권남용체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대구 경찰관 5명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이 원심판결을 정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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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 대법원 판례 근거"
경 "목숨 걸고 열심히 일한 결과가 너무 가혹하다..."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직권남용체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대구 경찰관 5명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이 원심판결을 정면 반박했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직권남용체포 혐의로 기소된 대구 강북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53) 등 5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5일 경남 김해의 한 모텔에서 마약류 불법유통 및 불법체류 혐의가 있는 마약 밀매 총책 D씨(30대·베트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한 혐의(직권남용체포)를 받고 있다. 이 중 B씨(44)와 C씨(49)는 D씨를 체포한 후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독직폭행)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고, 독직폭행 혐의가 체포과정에서 수반되는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 사유인 점, D씨가 입은 상해가 비교적 가벼운 점 등 범죄 현장에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공무원의 처벌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유죄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이날 발표자료를 준비해 원심판결을 정면 반박했다.
검찰은 "원심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규정한 헌법과 형사소송법 규정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독직 폭행에 관한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에도 배치된다"며 "필로폰 판매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별개의 사건(출입국관리법위반)을 부당하게 수사한 점, D씨에게 행사한 물리력이 정당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9월 20일 수원고법에서 배우자를 흉기로 찌르고 난동을 피우는 남성을 경찰이 제압한 뒤 발로 걷어찬 사건에 대해 독직폭행 혐의를 인정한 판례를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A씨 등의 변호인은 검찰의 의견에 대해 추후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검찰과 경찰의 갈등 구도로 비추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5월 강북경찰서 형사팀은 마약 밀매 총책 D씨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검찰에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체포 영장을 기각하고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체포 영장이 없었던 A씨 등은 D씨가 불법체류자인 점을 이용해 현행범 체포를 시도했고, 투숙 중이던 모텔 방 안에서 실제로 마약이 발견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은 A씨 등이 D씨 일행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영장 없이 체포를 감행한 점, 체포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은 점, 수색영장 없이 모텔 방을 뒤진 점 등이 위법한 수사라며 체포된 마약사범 D씨 일당을 석방하고, A씨 등을 기소했다.
A씨 변호인 측은 "마약사범 대부분이 공격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제압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며 "최소 10년 이상 30년 가까이 일한 베테랑 형사들이 자신들의 몸을 던져 한 행위로 처량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마약사범을 붙잡는 일이 목숨을 걸 정도로 위험하지만, D씨의 소재를 알게 됐을 때 달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열심히 일한 결과로 결국 재판정에 서게 돼 가족들과 팀원들에게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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