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에 시동 꺼짐… 현대차·기아, 美서 잇단 안전 문제

박진우 기자 2023. 4. 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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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가 북미 시장에서 잇따라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안전 문제는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품질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현대차·기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된 싼타페, 카니발 등은 차 뒤쪽에 트레일러 등을 연결하는 견인용 연결 단자 회로에 결함이 있어 실내에 주차할 경우 습기나 먼지로 인한 누전으로 화재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이 문제로 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5건의 열 훼손 사례가 보고됐다는 게 현대차·기아 설명이다.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제공

대상 차종은 2019~2023년형 싼타페, 2021~2023년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2022~2023년형 싼타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22~2023년형 싼타크루즈, 2022~2023년형 기아 카니발 등 57만1000대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현대차·기아는 2020~2022년형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28만1447대를 유사 문제로 리콜(제품에 결함이 있을 때 교환·수리하는 제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판매된 싼타페, 쏘나타 등 12만2180대가 리콜됐다. NHTSA 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장착한 문제 차량들은 변속기 내 오일펌프 회로 납땜 불량으로 기반 부품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부품이 떨어지면 경고등과 함께 즉시 정차하라는 문구가 차량 내에 표시되는데, 이후 20~30초만에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제는 소프트웨어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변속기 오일펌프 오류가 나타났을 때, 피해를 줄이는 소프트웨어가 부적절하게 설계된 탓이다. NHTSA는 고속 주행 중 동력이 상실되면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상 차종은 현대차 싼타페 3만2833대, 싼타크루즈 9142대, 쏘나타 6840대, 벨로스터N 2130대, 아반떼N 1165대, 코나N 1032대, 기아 쏘렌토 6만5612대, K5 3426대 등 총 12만2180대였다.

기아 카니발. /기아 제공

기아 카니발은 최근 자동으로 여닫히는 파워 슬라이딩 도어가 탑승자를 다치게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2022~2023년형 카니발 5만1568대를 리콜하겠다고 NHTSA 측에 보고했다. 제출된 보고서를 보면 카니발의 파워 슬라이딩 도어는 미 당국의 안전 기준을 위배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소비자는 팔이 부러지고 타박상과 찰과상 등을 입었다.

기아 측은 파워 슬라이딩 도어의 기능을 켜고 끄는 일은 사용자가 스스로 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소비자는 해당 기능을 잘 알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이 닫히는 속도를 늦추고 경고음을 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캐나다에서 리콜 대상 차주에 안전 결함 사실을 60일 내에 통보해야 하는 걸 어겨 36만캐나다달러(약 3억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현대차는 2020~2021년 자동차 화재, 브레이크 성능 저하, 갑작스런 엔진 출력 저하 가능성으로 총 6건의 리콜을 진행했는데, 통보 기간을 초과했다. 이에 대해 오마 알가브라 캐나다 교통장관은 “현대차가 6건의 다른 사건들에 대해 차주들에게 리콜 사실을 적기에 알리지 못한 일은 우려스럽다”라고 했다.

잦은 리콜과 법 위반은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품질경영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평소 품질경영을 강조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내구품질조사에서 현대차·기아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품질경영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반대로 리콜이 잦은 것도 사실이어서 시장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과거 일본차가 높은 품질로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처럼 현대차·기아 역시 안전한 차, 품질이 좋은 차를 위한 품질경영이 다시 한 번 강조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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