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연기”···뿔난 구독자에 한발 후퇴

캐나다 등 일부 지역서 기대만큼 효과가 못거둬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 정책’ 시행을 2분기로 연기했다. 한집에 살지 않는 회원들 간 계정에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서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가입자 수가 175만명 증가했다고 이날 장 마감 직후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230만명)를 크게 밑돈 수치다. 1분기 매출액 역시 81억6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81억8000만달러)를 하회했다.

가입자가 예상만큼 늘지 않은 것은 계정 공유 차단 정책 시행이 지연된 탓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중남미 3개국에서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는 계정 공유 유료화를 시도했다. 한집에 살지 않는 회원들 간 계정 공유를 어렵게 해 신규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올 초에는 캐나다와 스페인 등 일부 시장에도 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캐나다와 스페인을 포함한 일부 시장에서 계정 공유 유료화에 나선 이후 ‘취소반응’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가입자 증가에 단기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미국 등 다른 시장에서 계정 공유 유료화 시행을 1분기에서 2분기로 미루기로 했다. 계정 공유 유료화는 넷플릭스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주요 카드로, 이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향후 넷플릭스의 성장성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 측은 “단기적으로는 유료 계정 공유 요금제 시행으로 가입자 증가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그동안 매출액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던 DVD 렌털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소식도 알렸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