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통화 대비 2배 이상 절하된 원화…한은 "무역적자 영향"

최근 달러화 약세에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흐름은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더해 무역수지 적자 등 국내요인에 기인한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은 19일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2월 중 원화 환율이 여타 통화 평균치를 두 배 이상 상회하면서 표본국가 34개국 중 가장 높은 변화율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달러 대비 원화는 7.4% 절하됐다. 34개국 평균치인 3% 절하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한은은 최근 원화의 환율 변화율이 유로존 재정위기,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글로벌 이벤트 기간 중 대부분 국가의 환율 변화율보다는 하회했지만 최근 들어 원화 변동성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실증분석한 결과, 원화 변동성 확대에는 미국의 통화 긴축 불확실성과 함께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무역수지가 악화한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월 중 상대적으로 큰 폭의 통화가치 절하를 경험했다.

한편 한국의 환율 변동성은 대체로 선진국과 남미 신흥국보다는 낮지만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선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010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각국 환율 변동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한은은 "한국이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금융개방도와 환율 제도 유연성이 높고 선진국보다는 금융개방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