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대통령실의 형사고발, 21세기 민주주의 국가 맞나”

조희연 2023. 4. 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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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부 전 대변인과 그의 발언을 보도한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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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의혹’ 피의자 조사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 전 대변인은 19일 오전 10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이 자리에 서게 돼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 한번도 천공 이외 다른 사람의 이름을 거론한 적 없다”며 “(천공의) 관저 개입 의혹도 제가 이야기한 적이 없고, (천공이 관저에) 다녀갔다 정도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연합뉴스
부 전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고발에 대해 “책에 적은 내용을 권력기관, 대통령실이 나서서 형사고발을 하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부 전 대변인은 저서 ‘권력과 안보’ 등을 통해 “지난해 4월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으로부터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 고위 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부 전 대변인과 그의 발언을 보도한 기자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날 부 전 대변인을 명예훼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천공 의혹을 둘러싼 발언의 의도와 사실관계를 캐물었다. 앞서 경찰은 육군총장 관저 등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했으나 천공이 출입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복원된 영상은 영화 약 2000편에 해당하는 길이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영상이 일부 삭제되거나 인위적 조작이 가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천공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필요하다고 보고 계속 출석을 요구 중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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