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국가배상 첫 재판…"피해자 진술로 사실 밝혀야"

기사내용 요약
김씨 등 13명 80억원 소송 첫 재판
원고 "당사자 신문으로 피해 밝혀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과거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강제노역과 학대를 자행한 형제복지원 수용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서보민)는 19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김모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 소송 첫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원고 측 변호인은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이기 때문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결정과 별개로 피해 사실에 대해 당사자 본인들이 증명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부에 원고 측 당사자 본인 신문을 신청했다.

이어 "수용 기간 내 피해도 있지만 장기간 수용으로 사회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피해도 있을 수 있다"며 "수용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다뤄진 바가 없어 보충을 위해 피해자 본인 신문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 원고는 총 13명이다. 진화위는 형제복지원 피해사건을 공권력 행사에 의한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는데, 이번 소송 원고들은 모두 진화위에 의해 피해자로 인정된 이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형제복지원에 수용돼 강제노역, 폭행 등 인권유린이 발생했다며 지난해 5월 8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형제복지원 관련 제기된 첫 번째 소송이다. 재판에 앞서 법원은 국가가 이들에게 25억원을 배상하라며 강제조정을 결정했지만 법무부가 이의를 제기했고 조정이 결렬돼 소송이 진행됐다.

1960년부터 1992년까지 운영된 형제복지원은 사회 통제적 부랑인 정책 등을 근거로 공권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 부랑인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강제 수용해 강제노역·폭행·가혹행위·사망·실종 등을 겪게 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8월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국가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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