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를 바라보는 4인의 시선] KGC인삼공사의 절대 우세, '감동 캐롯'은 기적을 노린다

방성진 2023. 4. 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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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이 KGC인삼공사의 절대 우세를 점쳤다.

탈락 위기에 몰린 캐롯이 19일 저녁 7시 고양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안양 KGC인삼공사와 4차전을 치른다.

캐롯은 3차전 시작과 동시에 18-2까지 앞서갔다. 최현민(195cm, F)은 1쿼터에만 3점슛 3방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따라잡힌 캐롯이었다. 변준형(185cm, G)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 전반을 2점 차 살얼음판 우세로 마쳤다.

결국 캐롯의 발목을 잡은 것은 체력이었다. 강한 의지와 높은 집중력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이정현(187cm, G)-디드릭 로슨(202cm, F)의 발은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KGC인삼공사가 용궁(?) 갔다 온 3차전이었다. 1쿼터 16점 차 열세에 이어, 4쿼터 득점 부진으로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은 1쿼터 3분 4초 만에 주전 전원을 교체하는 강수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KGC인삼공사를 승리로 이끈 선수는 변준형이었다. 턴오버 없이 26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대폭발했다. 자유투도 9개 얻어 모두 집어넣었다.

오마리 스펠맨(203cm, F)은 야투 성공률 약 17%로 5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변준형의 활약이 더욱 대단했던 이유.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4차전을 어떻게 바라보나?

김우석(이하 김)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KGC인삼공사가 7대3 정도 유리한 경기로 보인다. 3차전 과정과 결과를 보면, 체력과 관련된 흐름에서 캐롯이 KGC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캐롯의 리셀웨폰(치명적 무기)인 3점슛 성공률이 조금씩 떨어졌고, 선수들이 볼을 놓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되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기적과도 같은 상황을 바라기에 무리수가 있어 보인다.
KGC인삼공사는 1쿼터 절대적 열세를 넘어서며 경기를 잡아냈다. 베스트 라인업 전원 교체와 프레스라는 강수로 승리를 거두었다. 4차전 역시 열세와 마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체력의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작전과 함께 캐롯을 몰아붙일 것이다. 스펠맨 부진이 염려스러운 부분이지만, 대릴 먼로(197cm, F)의 풍부한 경험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한 4차전이다. KGC인삼공사가 7대3 이상 유리한 경기가 될 것이다.

손동환(이하 손) : 캐롯이 안방에서 3차전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절정의 슈팅 감각을 보여줬다. 그러나 절정의 슈팅 감각을 마지막까지 이어갔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저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쥐어짜냈지만, 결국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 캐롯은 바라지 않았던 최악의 시나리오로 4차전에 임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KGC인삼공사는 2차전의 악몽을 재현할 뻔했다. 하지만 변준형과 오세근(200cm, C), 검증된 원투펀치가 캐롯의 기세를 잠재웠다. 또, KGC인삼공사가 고무적인 게 있다. 캐롯의 역전 분위기를 잠재웠다는 점이다. 캐롯의 힘을 더 쥐어 짜냈기에, KGC인삼공사가 4차전에 유리할 수 있다. 다만, KGC인삼공사도 지친 게 보였다.

박종호(이하 박) : 지난 3차전을 승리로 정말 유리한 고지를 밟은 KGC인삼공사다. 전력 차는 물론이고 체력적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록 2차전에 패하고 3차전 초반에 0-15로 밀렸지만, 모두 극복하며 경기에서 승리했다. 특히 강한 풀 코트 프레스를 통해 체력적 우위를 살렸다. 동시에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도 길지 않았다. KGC인삼공사가 4차전을 잡으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캐롯은 3차전 초반 15-0으로 시작했지만, 2쿼터부터 상대 풀코트 프레스를 뚫지 못하며 고전했다. 상대 수비에 막힌 이유 중 하나는 체력적 열세다. 적장인 김상식 감독도 “캐롯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이 보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만 캐롯 선수들은 힘든 상황에도 항상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도 홈팬들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감독이다. 그렇기에 쉽게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방성진(이하 방) : 먼저 캐롯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15-0으로 날았던 1쿼터에도 이정현과 로슨의 발은 땅에 붙어 있더라. 가진 것을 전부 쏟아내고 있다. 2022~2023시즌 내내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도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는 끝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그 점이 '감동 캐롯'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는 너무 쌩쌩(?)하다. 16점 차 열세를 극복했던 이유도 체력이었다. 캐롯과 완전히 대비됐다. 아껴둔 체력으로 풀 코트 프레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힘든 이정현-전성현(189cm, F)-로슨의 체력을 더욱 갉아먹을 거다. 특히 대부분 공을 가지고 하프코트를 넘는 이정현에게 큰 어려움을 안길 거다. KGC인삼공사의 안정적인 승리를 예상한다.

Q. 승부를 가를 핵심 매치업은?

: 로슨과 스펠맨의 매치업은 조금씩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정현과 변준형 활약에 관심이 더 모인다. 두 선수는 이미 앞선 경기에서 한 번씩 승리에 기여했다. 이정현은 2차전에, 변준형은 3차전에 자신의 몫을 해냈다. 승부의 분수령일 수 있었던 3차전에 보여준 변준형의 퍼포먼스는 매우 강렬했다. 스펠맨이 5점으로 부진했던 상황에서 29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조금씩 시동을 걸었던 변준형의 완전한 부활은 4차전 승리와 직결될 수 있는 그것이다. 이정현은 지금까지 활약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이번 플레이오프에 있어 김선형(187cm, G)과 함께 최고 가드 반열에 오르는 모습을 남기고 있다. 인간이다. 그도 이제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작은 부상도 있다. 기적을 바라야 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 이정현과 변준형의 매치업이 점점 재밌어지고 있다. 어느 한 쪽도 물러설 줄 모른다. 공수 모두 강하게 부딪히고 있다.
이정현이 2차전에 폭발적인 펀치를 날렸다면, 변준형은 3차전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날렸다. 다른 듯 같은 방법으로, 같은 듯 다른 방법으로 서로를 공략하고 있다.
이정현이 점점 지쳐가고 있고, 변준형은 숨을 트는 느낌이다. 체력만 보면, 변준형의 우위다. 그렇지만 캐롯과 이정현 모두 체력으로 했던 팀이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변준형의 체력 우위가 꼭 좋다고 보기 어렵다. 근성 싸움에서 앞서는 선수가 없기에, 두 선수는 4차전에도 균형을 이룰 확률이 높다. 팬들은 재미있을 것이다.

: 이번에도 김승기 감독의 애제자(?)와 애제자였던 두 선수의 맞대결을 뽑고 싶다. 바로 이정현과 변준형의 대결이다. 2차전 이정현이 32점 5스틸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자 3차전에서는 선배 변준형이 26점 3스틸을 기록하며 복수했다. 앞으로 KBL을 넘어 대한민국의 농구를 이끌어갈 두 가드의 대결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변준형이 체력적으로도 상황적으로도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 최현민-박진철(200cm, C)-김진용(200cm, F)과 오세근이다. 오세근은 파울 트러블로 고전했지만, 15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로 변준형을 지원했다. 3차전에 중용 받지 못한 박진철과 김진용의 출전 시간 변화도 바라볼 수 있다.
스펠맨 리스크가 완전히 나타났던 3차전이었다. 자연스레 먼로 출전 비중도 올라갈지 모른다. 먼로가 출전하면, 최현민 외에도 박진철과 김진용을 활용할 가능성도 커진다.

Q. 활약해야 하는 선수는?

: 역시 식스맨이 아닐까 싶다. KGC인삼공사는 먼로를 시작으로 박지훈(184cm, G), 정준원(193cm, F) 등이 힘을 내야 한다. 캐롯은 조나단 알렛지(205cm, F)와 박진철 그리고 김강선(190cm, G)의 활약이 절실하다. 먼로와 박지훈 그리고 정준원은 각자의 역할을 해내며 3차전 승리에 기여했다. 캐롯도 김강선이 꾸준한 가운데, 2차전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남겼던 박진철이 다시 힘을 내야 한다. 로슨의 처진 체력을 보완하기 위한 알렛지 활약도 중요하다. 확실히 캐롯에 비해 KGC인삼공사 힘이 앞선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9번째 경기를 치르는 캐롯 체력이 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KGC인삼공사 역시 3차전에서 프레스를 오래 사용한 탓에 체력에서 조금은 무리가 갈 수 있는 현재다. 식스맨들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기다.

: 로슨과 이정현이 지쳐가는 건 맞다. 로슨은 중요한 상황에서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이정현의 슈팅 밸런스도 박지훈의 강하게 붙는 수비에 흔들렸다. 100%가 아닌 전성현과 3차전 승부처에 틀어막혔던 다른 국내 선수들 모두 힘을 내야 한다.
KGC인삼공사는 주축 자원들의 체력 안배를 어느 정도 했다. 오세근의 출전 시간도 26분 40초에 불과했다. 문성곤(196cm, F)과 스펠맨의 출전 시간도 각각 31분 6초와 30분 26초였다. 물론, 플레이오프 1경기에 소모하는 체력이 정규리그 1경기보다 훨씬 많다지만, 김상식 감독의 이런 안배 전략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변준형-문성곤-오세근-스펠맨 등 주축 자원들이 4차전에 올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김상식 감독이 주축 자원들을 4차전에 얼마나 올인할지가 의문이다.

: KGC인삼공사에서는 문성곤을 뽑고 싶다. 비록 승부처에서 중요한 리바운드를 통해 흐름을 가져왔고 풀 코트 프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4년 연속 최고의 수비수라는 타이틀에는 조금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2차전에서는 5파울, 3차전에서는 4파울을 기록했다. 다소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문성곤은 풀 코트 프레스 시 때로는 이정현을, 때로는 로슨을 막으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만약 문성곤이 경기 내내 엄청난 집중력으로 상대를 수비 한다면, 캐롯의 공격 전개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캐롯에서는 박진철, 최현민 등의 포워드를 뽑고 싶다. 3차전을 통해 오세근의 위력을 안 캐롯이었다. 누가 오세근과 상대할지는 몰라도 오세근 수비라는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 오세근의 골밑 공격도 제어해야 하고 외곽슛도 제어해야 한다. 오세근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캐롯은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다.

: 캐롯에서 한호빈(180cm, G), KGC인삼공사는 박지훈을 뽑겠다. 캐롯에서 이정현-로슨 제외 가장 안정적인 볼 핸들러는 한호빈이다. 이정현과 로슨의 체력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선수가 한호빈이라는 뜻이다. 그 어느 때보다 캐롯의 체력 부담이 상당하다. 한호빈 활약은 캐롯의 기적을 만들 핵심 열쇠다.
박지훈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오락가락하고 있다. '식스맨상'의 가치를 보여줄 때가 왔다. 변준형과 동반 활약한다면, 금상첨화다. 특히 김상식 감독은 렌즈 아반도(188cm, G)의 출전 시간을 대폭 줄였다. 공수에서 김상식 감독의 믿음에 부응해야 하는 박지훈이다.  

Q. 두 팀은 어떤 수를 꺼낼까?

: 작전에서는 프레스가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 경기에 몰린 캐롯은 2차전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다양한 형태의 프레스와 트랩을 더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KGC인삼공사 역시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3차전 승리를 따냈다. 양 팀은 체력에 기인된 프레스와 트랩 사용의 완성도에 따라 승패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 캐롯은 26분 이상 출전한 오세근을 경험했다. 오세근과 비슷한 체격 조건의 빅맨을 투입할지, 스몰 라인업에 맞는 빅맨을 넣을지 고민할 것이다. 이는 캐롯과 KGC인삼공사 모두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3차전에 양희종을 엔트리에 넣었다. 양희종은 리그 정상급 수비수이자 팀 최고의 리더. 그런 양희종이 엔트리에 들어간 것만 해도, KGC인삼공사는 힘을 얻었을 것이다. 반대로, 캐롯은 혼란했을 것이다.
하지만 양희종 엔트리 포함은 전략으로 돌아갔다. 양희종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는 게 3차전에서 증명됐다. 그러나 양희종을 4차전 엔트리에서 제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양희종의 몸이 좋아질 수 있기에, 캐롯 벤치에 또 한 번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KGC인삼공사는 3차전 잘 됐던 프레스 수비를 이어가면서 본인들의 농구를 할 것이다. 김상식 감독은 늘 사전 인터뷰에서 “우리 것을 할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할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본인들의 농구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캐롯은 마지막 총력전을 대비할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이 부족하다. 전력 차도 심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캐롯의 팀 컬러는 ‘오뚝이’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난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캐롯의 4차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 캐롯이 '밑져야 본전'으로 나설 것이다. 3차전처럼 초반부터 3점슛 세례를 퍼부을 거다. 다양한 변형 수비, 풀 코트 프레스 등 김승기 감독의 모든 수를 볼 수 있는 경기일 것이다. 항상 "힘들어요. 최현민, 박진철로 오세근 막을 수 있겠어요? KGC인삼공사 선수들 정말 강해요. 잘못 키웠어요"라며 너스레를 떠는 김승기 감독이지만, 속으로는 자이언트 킬링을 하기 위해 수만 가지 전략을 구상할 것이 분명하다.
KGC인삼공사는 체력전으로 나설 것이다.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승리 방법이다. 선수층의 두께부터 다르다. KGC인삼공사 백업 선수들의 능력은 빼어나다. 또, 출전에 항상 굶주려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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