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마주쳐 불안했다" 진주시, 또 성희롱 늑장 대응 2차 피해 초래

한달만에 인사이동
동료 직원 통해 신고 취하원 요구·신고 내용 유출도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진주시가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지만 늑장 대처해 2차 피해를 초래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19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16일 팀장급(6급) 공무원 A씨는 여직원 B씨 등과 저녁 회식을 하면서 술을 마셨다.

A씨는 회식을 마친 후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불러 같은 차를 타고 가던 중 B씨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

B씨는 3월20일 인사고충 상담을 하면서 이 사실을 시에 알렸다. 하지만 진주시는 한달 정도가 지난 19일 A씨를 인사이동 조치했다.

그동안 B씨는 같은부서는 아니지만 시청에서 A씨를 마주쳐 불안해하기도 했고 동료 직원들을 통해 신고 취하원 요구도 받는 등 2차 피해를 봤다.

B씨는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에 "A씨를 마주쳐 심장이 뛰고 불안했고 숨쉬기 힘들고 몸이 굳었다. 자신의 상담 내용이 유출되고 있다는 내용도 알게 돼 불안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서도 시의 늑장 대처를 지적했다.

진주시지부는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장은 공무원 성희롱 사건을 명명백백 밝히고 2차 가해 조사와 피해자 보호 대책을 즉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와 피해자 보호·지원책 마련 △성희롱 사건 축소·은폐 시도 철저히 조사 △전체 직원 대상 성폭력 등 전수조사 실시를 주문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시에서는 19일 이번 성희롱과 관련해 신속 조사 및 2차 피해 예방·재발 방지 조치 관련 설명자료를 내놨다.

시는 "14~15일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 조사하고 18일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19일에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가해자를 인사이동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사건을 진행하다 지난 13일 고충상담원에게 조사 신청서를 제출해 제도적 절차를 밟게 됐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에 대한 인사이동 및 징계 조치를 소관부서에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도 간부공무원(사무관)의 동료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늑장 대응으로 물의를 빚었었다. C사무관은 지난 2월 20일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D씨에게 성희롱 언행을 했다.

D씨는 2월23일 시에 신고했고 3월6일 C씨에게 연가를 명령, 3월20일 타 부서로 전보 조치해 분리 조치가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C사무관의 징계 절차는 진행 중이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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