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여인’ 전통은 계속… 셰브론 챔피언십 18번홀 연못 정비

김경호 기자 2023. 4. 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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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에서 열린 2019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연못에 뛰어들어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우승하면 연못에 뛰어들어야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우승자의 ‘연못 세리머니’ 전통은 새 개최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18번홀 연못의 안전점검을 마쳤고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넬리 코르다(미국) 등 주요선수들은 이 대회만의 전통이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20일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드랜드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리는 셰브론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CC에서 개최되면서 우승자가 18번홀 그린옆 작은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쳐왔다. 1988년 에이미 앨콧(미국)이 우승 직후 즉흥적으로 연못에 뛰어들며 생긴 전통은 개최지를 옮기면서 중단될 위기를 맞았으나 주최측의 배려로 희망을 살리게 됐다.

더 클럽 앳 칼턴 우즈 18번홀(파5) 페어웨이와 그린 왼편에는 큰 연못이 있다. 수영장처럼 깨끗하게 개조돼 있던 미션힐스CC의 연못과 달리 평범한 자연 연못이지만 골프장 측은 잠수부를 동원해 돌, 콘크리트 구조물 등 바닥의 위험물을 제거하고 주변에 그물을 쳐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았다. 아울러 그린에서 연못으로 들어가는 보드를 설치했고, 수심은 약 1.5m로 유지했다.

다만 주최측은 이 세리머니를 공식 일정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전통을 살리길 바라는 선수와 팬들의 희망을 반영해 준비를 마쳤고, 우승자가 뛰어들 경우에 대비해 가운과 슬리퍼도 마련해 두었다. 우승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더 클럽 앳 칼턴 우즈 18번홀(오른쪽) 전경.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큰 연못을 끼고 도는 도그레그 홀이다. |셰브론 챔피언십 홈페이지



하지만 모두가 동경하는 ‘호수의 여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전통에 대한 애착으로 선수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2016년 챔피언 리디아 고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할 후원사가 대회 전통을 이해하고 준비해준 것이 멋지고 감사한 일이다”며 “올해 우승자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연못에 뛰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 첫 우승을 꿈꾸는 넬리 코르다(미국)는 “우승하면 연못에 뛰어들겠다”고 대답했다. 2009, 2015년 우승자 브리태니 린시컴(미국)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우승자는 누구든 연못에 뛰어들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자 제니퍼 컵초는 “호수에 뱀이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세계 3위 고진영을 비롯해 김효주, 전인지, 유해란 등 한국선수 16명이 출전한다. 이날 발표된 조편성에서 2019년 챔피언 고진영은 제니퍼 컵초, 2021년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한 조에서 플레이 하게 됐다. 고진영은 20일 공식 인터뷰에 나선다.

리디아 고는 렉시 톰프슨(미국), 찰리 헐(잉글랜드)과 동반 플레이 하고 넬리 코르다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전인지, 세계 4위 이민지(호주)와 함께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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